"사후조정 더 이상 없다, 파업 강행"…삼성전자 노조, 가처분 심문서 '적법성' 주장 (종합)
  • 박아론 기자
  • 입력: 2026.05.13 13:43 / 수정: 2026.05.13 13:43
노조 "웨이퍼 변질 등 시설 훼손 없다"…파업 참여 인원 80% 주장
13일 수원지법에서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왼쪽)와 법률대리인 홍지나 변호사(오른쪽)가 가처분 신청 사건 2차 심리기일 후 몰린 취재진을 향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아론 기자
13일 수원지법에서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왼쪽)와 법률대리인 홍지나 변호사(오른쪽)가 가처분 신청 사건 2차 심리기일 후 몰린 취재진을 향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아론 기자

[더팩트ㅣ수원=박아론 기자] 삼성전자가 5월 총파업을 예고한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2차 심문기일이 13일 열렸다.

수원지법 31민사부(부장판사 신우정)는 이날 오전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2개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2차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2차 심문에서는 노조가 가처분 신청을 한 사측 주장에 맞서 1시간가량 쟁의행위의 정당성 등을 주장했다.

노조는 법원에 협박, 폭행 등 불법 행위나 시설 점거 등 위법 쟁의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재차 강조하며 주장을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또 쟁점으로 다투었던 필수 인력과 관련해 주말 근무와 기존 명절 근무 인원을 자체 조사해 재판부에 자료를 제출했다.

또 웨이퍼 변질과 부패 방지 작업 유지 등 사측의 주장과 관련해 시설 또는 설비 훼손 없이 정당한 파업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며 파업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날 재판 후 사후조정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후조정은 더 이상 없다"면서 "적법한 쟁의행위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고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영업이익 비율을 15%에서 13%까지 낮추는 방안을 전달했지만 결국 (사후조정에서) 돌아온 건 (경제적 부가가치) 기준 OPI(초과이익성과금) 제도 상한 유지, DS부분만 특별경영 성과급 보장이라는 기존과 전혀 다르지 않은 안을 가져왔다"며 "사후조정까지 5개월간 교섭을 했는데 전혀 진전이 되지 않았고, (막판) 6시간에 이어 이틀을 더 기다려달라는 사측의 입장이 결국 총파업 동력을 저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파업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13일 오전 수원지법 앞에서 삼선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2차 심문기일 참석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박아론 기자
13일 오전 수원지법 앞에서 삼선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2차 심문기일 참석을 위해 모습을 드러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박아론 기자

'유연한 제도화를 노조가 결렬했다'는 사측의 입장에 대해서는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을 10%로 고정했고, 10년 제도화 시켰는데 삼성이 못할 이유가 없다"며 "1등을 했을 때만 성과급을 받는 구조는 이해할 수 없다. SK하이닉스 이직률은 0.5%가 안되는 반면, 삼성은 10%가 넘는데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웨이퍼 변질과 부패 방지 등을 가처분 신청 사유로 제시한 사측의 주장에 대해 "생산 관리 업무를 8년간 했는데 라인 전체를 셧다운 후 웨이퍼 보관함인 '풉(FOUP)'을 빼두는 등 변질을 막는 방법은 굉장히 많다"며 "웨이퍼 변질은 협조해서 쟁의 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안전보호시설 유지를 주장한 사측의 입장에 어느 정도 동의를 하고 있어 재판부가 (사측 주장을) 일부 인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일부 인용되지 않더라도 최소 파업 참여 인원은 5만 명 정도로 보고 있고, 정당한 법적 권리를 충분히 행사할 것"이라고 했다.

노조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마중의 홍지나 변호사는 노조의 파업 강행 이유와 관련해 "2024년 반도체 시장이 좋지 않았을 당시 사측의 성과급 제로(0) 요구를 받아들였는데, 나중에 생산에 투자하거나 주주에게 돌아갔어야 할 3880억 원을 임원진간 나누며 성과급 잔치를 벌인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제 사정이 좋아졌음에도 열매를 나눌 수 없다는 사측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이어 "인재 확보가 회사의 경쟁력을 담보하는데 퇴사율도 높고 지원율은 떨어진다"며 "쟁의행위는 1등을 달리는 회사를 지키는 방편"이라면서 파업의 정당성을 재차 주장했다.

홍 변호사는 "안전시설 유지를 위해 파업 참여 인원을 80% 정도 수준에서 주장했고, 불법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재판부에 전달했다"며 "삼성은 생산 필수 시설이라고 보기 어려워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보고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13일 오전 수원지법에 삼성전자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관계자가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은 신속한 가처분 판단을,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아론 기자
13일 오전 수원지법에 삼성전자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관계자가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은 신속한 가처분 판단을,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아론 기자

이날 재판이 열린 수원지법에는 삼성전자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대표 민병권) 관계자들도 찾아와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은 신속한 가처분 판단을, 정부는 긴급조정권을 발동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정부는 유례없는 국가 경제적, 산업적 위기를 고려해 노동조합법상 긴급조정권 발동을 적극 검토해 달라"며 "노조는 상생 정신을 다시 되새겨 대화의 자리로 돌아와 달라"고 밝히기도 했다.

1, 2차 심문기일이 모두 끝나면서 재판부는 오는 21일 총파업 하루 전인 20일까지 사측의 가처분 신청 인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2차 사후조정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날 오전 3시까지 17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합의는 끝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사측이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총파업 규모 등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지난달 23일 조합원 4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영업 이익의 15%의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궐기대회를 가졌다. 이어 오는 21일부터 18일간 평택 사무실에서 총파업을 예고하자, 삼성전자 측은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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