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부천=정일형 기자] 경기 부천시가 도보 10분 내 생활이 가능한 '슬세권 도시'로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부천시는 경기연구원(GRI)이 발표한 '일상이 완결되는 보행 생활권' 연구에서 '슬세권 지수' 80.7%를 기록하며 경기도 2위를 차지했다고 30일 밝혔다. 슬세권은 슬리퍼 차림으로 집 주변 카페, 편의점, 병원 등 일상에 필요한 시설을 10분 이내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생활권을 의미한다.
경기연구원은 경기도 31개 시·군을 대상으로 반경 500m 단위 격자 분석을 통해 기초상업, 생활지원, 필수의료, 공공여가 등 4대 인프라의 균형도를 평가해 슬세권 지수를 산정했다.
시는 상업·생활·의료·여가 전 부문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으며 '생활양호' 유형으로 분류됐다. 특히 역세권과 슬세권을 동시에 갖춘 도시로 평가돼 도내 상위 15.3% 수준에 포함됐다.
생활 인프라도 촘촘하게 구축돼 있다. 편의점과 카페, 음식점 등 기초상업시설은 물론 세탁소, 잡화점 등 생활지원시설이 지역 전반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의료 접근성도 뛰어나 동네의원과 약국이 밀집해 있으며, 약국 410곳이 운영 중으로 약국 1곳당 인구 수는 1869명 수준이다. 또한 공공심야약국 4곳과 야간·주말·공휴일에도 진료가 가능한 달빛어린이병원 2곳을 운영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여가 및 녹지 환경도 강점이다. 시 전역에는 총 204개 공원이 약 298만㎡ 규모로 조성돼 있으며,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쌈지공원 71곳도 마련돼 시민들이 일상 가까이에서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도서관 인프라도 돋보인다. 부천시는 공공·작은·전문도서관 등 총 110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민 1인당 자료 보유 수는 2.9권으로 경기도 평균을 웃돈다. 일부 시립도서관은 디지털미디어 공간과 창작 플랫폼을 갖춘 복합 문화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결과는 주거 선택 기준이 '역세권'에서 '슬세권'으로 변화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동네 편의시설을 중시하는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1인 가구 증가로 생활 인프라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슬세권이 잘 갖춰진 지역일수록 전월세 거래 비율이 크게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시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원도심 정비사업과 연계한 생활 인프라 확충에 나설 계획이다. 미니뉴타운과 역세권 개발 등을 통해 카페, 의료시설, 문화공간 등 생활 편의시설을 균형 있게 확대하고, 다양한 가구 형태가 살기 좋은 도시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남동경 부천시장 권한대행은 "슬세권 최상위 도시로 평가받은 것은 생활 인프라를 꾸준히 확충해 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원도심을 포함한 전 지역의 생활 여건을 개선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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