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준비 비용 '추경 삭감'…출범 초반부터 '찬물'
  • 조효근 기자
  • 입력: 2026.04.22 11:32 / 수정: 2026.04.22 11:32
570억 원대 준비 예산 빠지며 분위기 급랭
시도, 긴급재원 마련 고심
광주시청(왼쪽)과 전남도청(오른쪽) 전경. /뉴시스
광주시청(왼쪽)과 전남도청(오른쪽) 전경. /뉴시스

[더팩트ㅣ광주=조효근 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70여 일 앞두고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에서 통합 준비 비용이 빠지면서 출범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국 '첫 광역 통합 모델'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웠지만, 정작 출범에 필요한 570억 원대 필수 예산이 국회 본회의 과정에서 전액 반영되지 않아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당초 광주시와 전라남도는 정보시스템 통합과 공공시설물 정비 등 초기 행정비용을 정부 추경에 담아달라고 요청했다. 요청한 예산은 상임위 단계에서 일부 반영됐지만, 본회의 과정에서 끝내 제외됐다. 7월 1일 출범을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라 통합 준비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평가다.

문제는 삭감된 예산이 행사성 비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주민등록, 세금 고지, 각종 증명서 발급, 복지 업무 등을 한 시스템에서 처리하려면 전산 통합과 조직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 그런데 예산이 삭감되면서 출범 직후 행정 혼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준비되지 않은 통합은 기대가 아니라 혼란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의 반응도 비슷하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통합을 밀어붙여 놓고 정작 준비 예산은 빼버렸다"며 구체적인 지원 로드맵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전산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출범 직후 행정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 추진에 우호적이든 비판적이든, 최소한의 준비 비용만큼은 확보돼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크지 않은 셈이다.

광주시와 전라남도도 서둘러 대안 찾기에 나섰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정부에 삭감된 통합특별시 출범 비용을 특별교부세로 지원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황기연 전남지사 권한대행도 광주시와 협의해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를 건의하고, 부족한 재원은 시도 예비비 등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추경이 막히자 특교세와 예비비로 급한 불을 끄겠다는 계산이지만,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전남광주통합시장 민주당 경선에서 나란히 탈락한 뒤 임기 말 국면에 들어섰다. 통합을 주도해 온 양 시도 수장의 정치적 동력 약화까지 겹친 것이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들은 두 단체장이 이런 어려움 속에서 통합이라는 거대한 마지막 핵심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걱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예산 공백에 리더십 약화까지 맞물리자 청사 입지 선정, 조직 재편, 인사 통합, 재정 구조 정비 같은 굵직한 사전 과제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결국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출범 전부터 통합의 첫 단추가 돼야 할 재정 지원이 흔들리면서 기대보다 불안이 더 커지고 있다.

특별교부세 지원이 실제로 이뤄지지 않거나 실행 계획 확정이 더 늦어질 경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지방자치 혁신 모델'이 아니라 준비 부족 속에 출발한 '반쪽 통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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