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최치봉 기자]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이 재선 광역단체장인 김영록 전남도지사를 물리치고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로 14일 최종 선출됐다.
경선 초·중반 민형배 예비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영록 지사를 줄곧 앞서 왔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지난 9~10일 강기정·신정훈·김영록 '3자 연대'와 뒤이은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광주 일부 구청장들의 김 지사에 대한 지지 표명 등 '빅텐트' 구성에 힘이 실렸던 탓이다.
그러나 결과를 까보니 '빅텐트'는 허상으로 드러났다. 구태의연한 조직 선거가 더 이상 먹히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지역의 주요 정치인들이 공학적으로 결합하는 합종연횡과 이합집산이 밑바닥 민심을 한곳으로 유도하거나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한 대목이다.
이는 갈수록 진화하는 선거운동 방식의 변화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번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한 A 후보 캠프 관계자는 "경선에서 탈락한 우리 후보가 김 지사 쪽으로 합류를 선언하자 당원들끼리 갑론을박이 이어졌다"며 "상당수가 리더의 결정을 따르기 보단 100만 명이 넘는 전국의 민주당 권리당원들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소통하면서 여론의 흐름을 파악한 뒤 최종 지지 후보에 표를 던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 민주당 권리당원 B 씨는 "전국 당원들과 소통하면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통합 메가시티 조성과 지방분권을 어떻게 만들고, 그런 정책에 부합하는 인물이 누구냐에 방점을 뒀다"며 "경기도의 추미애 후보 결정 등 전국의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가 개혁적인 인물로 바뀐 것만 봐도 당원들의 투표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이 당원들의 독립적 판단은 일반시민 여론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권리당원 1인 1표제에 따른 당원 권리 강화와 조직 동원 정치 축소 등 외부 환경 변화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예전 DJ(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 정치인처럼 자신이 모시는 리더를 무작정 따르는 '콘크리트형 충성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민 후보가 경선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해 온 것도 이른바 당내 '팬덤층'의 개혁적 후보에 대한 꾸준한 지지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검찰 개혁 선봉에 섰고, 김영록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도를 이같은 친명 개혁파 이미지로 극복하면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민 후보는 본경선에서 탈락한 주철현 의원(전남 여수시갑)과 일찌감치 손을 맞잡고 전남 동부권에 공을 들인 것도 주효했다. 그는 여러 차례 "해남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공부했고, 광주에서 일했다"며 광주와 목포 등 서부권 인적 네트워크의 견고함을 강조해 왔다.
민 후보는 주 의원과 연대 이전부터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수, 순천 등 전남 동부권을 오가며 지지 세력을 모았다고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결과적으로는 김 지사의 3선에 대한 피로감, 합종연횡을 통한 세 불리기보다는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지역 민심이 결집하면서 민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분석이다.
민 후보는 "더 낮게, 더 치열하게 뛰며 맡겨주신 책임을 다하겠다"며 "통합시도 운영에 여러분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지방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을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이 떠나지 않고도 꿈을 펼칠 수 있는 지역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민 후보는 지역 언론인과 시민단체 활동가, 노무현·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비서관, 광주 광산구청장, 제21·22대 국회의원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