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만 갖춘 탄소중립"…경기도·시군 편차 커 '형식적 시스템'
  • 이승호 기자
  • 입력: 2026.04.13 16:30 / 수정: 2026.04.13 16:30
경기 환경단체 등 '지자체 탄소중립 모니터' 보고서
참여·재정·거버넌스 모두 한계…구조적 개선 필요성 제기
경기도 지자체 탄소중립 모니터 보고서 /경기환경운동연합
경기도 지자체 탄소중립 모니터 보고서 /경기환경운동연합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도와 도내 31개 시·군의 탄소중립 정책이 제도적 외형은 갖췄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시스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왔다.

위원회조차 없는 지자체부터, 시민 참여가 설문조사에 그친 사례까지 곳곳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경기환경운동연합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함께 주관한 '2025 경기도 및 도내 기초자치단체 탄소중립·에너지전환 이행기반 구축 현황 모니터링'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보고서는 "민선 8기 들어 자치법규 정비와 조직 개편 등 제도적 기반은 일정 부분 개선됐지만, 탄소중립의 '정의로운 전환'을 뒷받침할 행정·입법·재정적 노력은 여전히 부족했다"며 " 시민사회와의 협력 구조가 취약해 정책 추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탄소중립기본계획 수립 사례로 경기도의 '기후경제 대전환 3대 전략'과 '기후경기 3대 프로젝트', 광명시의 '그린라이트 광명', 수원시의 '2035! 기후위기 대전환, 대한민국 지방정부 공동선언문' 등을 제시했다.

경기도의 '기후도민총회', 용인시의 '탄소중립 시민추진단', 시흥시의 '기후시민네트워크', 광명시의 '1.5℃ 기후의병' 등이 각 조례를 통해 시민 참여를 보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경기도, 고양시, 김포시, 수원시, 여주시, 포천시의 '탄소중립기본조례'가 상위법의 의무·임의규정 반영 수준이 높다고 평가했다.

수원시와 과천시, 고양시가 조례를 개정해 대표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탄소중립위원회를 구성한 점도 높이 샀다.

보고서는 이런 사례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이행 기반은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탄소중립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설문조사 수준의 의견 수렴에 그쳤고, 토론회나 공청회를 병행한 경우도 일회성이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됐다.

조례 개정 과정에 시민사회와 협의한 사례는 단 한 곳도 없었으며, 제도 운영 공백도 뚜렷했다.

남양주시와 양평군은 탄소중립위원회 관련 규정 자체가 없었고, 김포시, 남양주시, 동두천시, 안산시, 양평군은 위원회조차 구성하지 않은 상태였다. 위원회를 설치한 지자체도 평균 연 2차례 형식적인 개최에 그쳤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는 위원회뿐만 아니라 산하 분과체계를 운영하는 경기도와 광명시, 수원시 등과 대비됐다.

재정 기반 역시 지역 간 격차가 컸다. 다수 지자체가 기후대응기금 조성에 소극적인 가운데 경기도와 광명시는 탄소인지예산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상대적으로 앞서나갔다.

시민 실천 분야에서도 한계가 드러났다. 중앙정부의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고, 지자체 자체 프로그램은 부족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다만 경기도의 '기후행동 기회소득'처럼 시민 참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은 일부 확산하는 흐름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보고서는 "일부 선도 사례가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제도는 갖췄으나 작동하지 않는 ‘형식적 시스템’ 수준"이라면서 "시민참여 확대, 재정 기반 확충, 위원회 실질화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향후에는 기본계획 수립을 넘어 이행 실적까지 평가하는 정밀 모니터링으로 확대하고 기후시민의회 등 숙의형 거버넌스를 도입해 정책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vv830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