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특혜, 앞뒤 순서 안 맞아"…실체 드러나는 이철우 지사 녹취록 파문
  • 박진홍 기자
  • 입력: 2026.03.31 10:00 / 수정: 2026.03.31 11:25
발언 당사자 "술자리 농담 짜깁기…고문 발언한 적 없다"
"정확한 내용 담긴 1시간 40분 분량 녹취록, 수사기관에"
지난 2021년 4월 12일 술자리 녹취록 파문이 시작된 포항 대이동 O 횟집. / 박진홍 기자
지난 2021년 4월 12일 술자리 녹취록 파문이 시작된 포항 대이동 O 횟집. / 박진홍 기자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관련한 '안기부 고문 및 보조금 특혜 의혹' 녹취록 파문이 지역에서 정쟁화되면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문제의 '술자리 녹취록'에 등장하는 발언 당사자는 "사실무근인 내용이 '인권유린'과 '통닭구이 고문' 등으로 표현돼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은 추악한 범죄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녹취록 발언 당사자인 한 인터넷신문 전 대구경북본부장 A 씨는 31일 <더팩드>에 두 번째 인터뷰를 자청해 "보조금 특혜는 사업 진행 시점과 술자리와의 앞뒤 순서가 맞지 않는다"면서 "술자리 농담을 교묘하게 짜깁기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17일 첫 번째 인터뷰(3월 17일 자 <더팩트> '이철우 경북도지사 '안기부 고문·보조금 의혹' 반전…"술자리 대화 왜곡됐다"' 보도)에서도 "술자리 대화가 왜곡됐다"며 자신의 결백을 호소하고 "이 지사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밝혔다.

A 씨는 먼저 녹취록 속 대화가 있었던 술자리 날짜부터 정정했다.

A 씨에 따르면 지난 2021년 3월 23일 경북도 정무직 고위공무원 B 씨의 연락을 받고 포항시 흥해읍 한 카페로 나간 그는 당시 경북도 정무실장 C 씨를 처음 만났다고 했다.

이후 A 씨는 4월 12일에 다시 B 씨의 전화를 받고 포항시 대이동 O 횟집으로 나가 세 사람이 함께 음주를 겸한 저녁 식사를 가졌다.

A 씨는 "당시 C 정무실장이 '같은 나이인데 친구처럼 지내자'는 이야기 등에 흥이 올라 소주와 맥주로 폭탄주를 만들어 각각 20잔 이상을 마셨다"며 "경찰에 압수된 녹취록 1시간 40분 분량 가운데 처음 20분은 대화가 평상적이지만 뒷부분 1시간 20분은 세 사람 모두 술에 취한 분위기가 역력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이어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이 지사가 고문에 관련됐다는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또한 "녹취록 전체를 들어보면 문제의 발언이 농담이고, 편안한 술자리로 판단이 들 것"이라며 "'이 지사님이 고문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한 말이 나중에 '고문을 했다'로 둔갑을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A 씨는 이런 내용이 담긴 녹취록은 수사기관에 잘 보관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3월 23일 A 씨가 당시 김 모 경북도 정무실장을 처음 만난 포항시 흥해읍 한 카페. /포항시
지난 2021년 3월 23일 A 씨가 당시 김 모 경북도 정무실장을 처음 만난 포항시 흥해읍 한 카페. /포항시

보조금 특혜 의혹과 관해서도 A 씨는 "앞뒤가 안 맞는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국드론축구대회 아이디어는 인터넷신문 전 대구경북공동대표로 경영본부장인 D 씨가 냈다"면서 "D 본부장은 문제의 술자리보다 앞선 2020년 12월이나 2021년 1월쯤 포항시청을 방문해 포항시장을 만나 사업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자리에서 포항시장이 '정말 좋은 사업이다. 포항이 밧데리특구로 지정된 기념사업으로 추진하면 좋겠다'고 말했고, 또 당시 비서실장과 담당 과장에게 '적극적으로 지원하라'고 말했다는 것을 D 본부장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얼마 뒤 포항시의 담당 공무원이 전화를 걸어와 '사업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경북도 측에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래서 저는 포항이 지역구인 도의원 2명에게 전화를 걸어 사업의 취지를 설명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조금 사업은 첫해가 어려울 뿐 행사에 문제가 없다면 대부분 자동으로 계속 진행된다"며 "드론축구대회는 2023년까지 3회 치러졌지만 보조금 횡령 사건이 터지면서 중단됐다. 하지만 나는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내용은 지난 4년간 경찰 수사 과정에서 나와 D 본부장 모두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그 진술서 역시 경찰에 잘 보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지난 4년간 개인적으로 겪었던 억울함과 불편에 대한 속내도 털어놨다.

그는 "술자리에서 몇 마디 농담을 건넨 죄 밖에 없는데, 그 후 나는 '천하의 몹쓸 사람'으로 낙인찍혔다"며 "오랜 시간 속앓이했던 말들을 쏟아 내니 10년 묵은 체증이 풀리는 것 같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실명 비공개를 요청한 것은 의료 분야 현업에서 생길 불편함 때문"이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만약 진실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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