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직자, 선거 후보자 출판기념회 참석 논란
  • 양규원 기자
  • 입력: 2026.03.11 11:39 / 수정: 2026.03.11 11:39
"공무원 눈 도장 찍기 한심", "묵인·보답하는 정치인 문제" 비판
한준호 후보, 행사 자체 개최 안해…일부 단체장 '참석 금지'
최근 열린 경기도 내 한 자치단체장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책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의정부=양규원 기자
최근 열린 경기도 내 한 자치단체장 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책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의정부=양규원 기자

[더팩트ㅣ의정부=양규원 기자]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경기도 내 예비후보자들이 앞다퉈 출판기념회와 북콘서트를 열며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공직자들의 출판기념회 참석 관행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공직 사회 내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지만, 현직 단체장이나 차기 유력 후보의 출판기념회 소식이 들리면 알게 모르게 암묵적인 '참석 압박'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아, 어쩔 수 없이 참여하게 된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치 풍토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6.3 지방선거' 일정에 따라 시·도지사 및 교육감 선거는 지난 2월 3일부터, 시·도의원, 구·시의원 및 단체장 후보는 지난 2월 20일부터, 군의원 및 단체장 후보는 오는 22일부터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다. 이후 규정에 따른 선거운동도 펼칠 수 있다.

특히 예비후보자들은 이 기간 자신의 일대기나 업적, 포부 등을 적은 책을 제작한 뒤 출판기념회나 북콘서트 등을 개최하면서 본래 의미와는 다르게 사실상 선거 출사표를 던지는 자리로 활용하거나 지지자들을 모아 세를 과시하는 자리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예비후보자는 물론 현직 단체장까지 출판기념회 개최 소식을 알리면서 법적 금지 시한인 선거전 90일 전까지 하루에 적게는 1~2건, 많게는 3~4건까지 각 지역에서 출판기념회, 북콘서트 등이 열렸다.

문제는 일부 공직자들이 이 자리에 참석해 읽지도 않을 책을 수만 원에서 수십만 원씩 구입하며, 현직 단체장이나 차기 유력 후보에게 눈도장을 찍으려 한다는 점이다.

특히 과거에는 5급 과장급이나 4급 국장급 공무원들 일부가 참석하는 추세였다면 최근에는 6급 팀장급은 물론 7급 공무원까지 참석하는 등 '공직 사회 줄 서기'가 도를 넘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경기북부 한 자지단체장 선거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모 예비후보 출판기념회에는 전·현직 공무원 3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지역의 자치단체장이 개최한 출판기념회에도 20여 명의 공무원이 찾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시민 A 씨는 "공무원들도 정치적 의사를 가질 수 있지만 단체장 될 정치인에게 얼굴도장 찍는 것으로 변모된 출판기념회에 나타나 얼굴 도장 찍기로 승진을 하려는 행태가 너무 한심스럽다"면서 "게다가 단순 참석하는 수준이 아니라 책값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내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며 분명히 '뇌물'처럼 보인다"고 질타했다.

이에 일부 공직자들은 "현역 단체장이나 유력 후보의 출판기념회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리면 서로 참석할 건지 여부를 묻는 건 이제 쉬쉬할 일도 아니고 참석하면 기본 10만 원을 내거나 수십만 원을 내는 경우도 있다"면서 "참석하는 공무원들은 당연히 승진이나 좋은 보직을 받고자 눈 도장을 찍기 위해 가는 것인데 이를 알면서 묵인하고 향후에 승진으로 되돌려주는 정치인도 문제고 이를 기회로 삼는 공무원도 문제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면 이번 지방선거를 위해 출판기념회를 개최하면서도 '공직자 참석 금지'를 당부하거나 아예 출판기념회 자체를 열지 않는 예비후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광덕 경기 남양주시장은 지난달 말 출판기념회를 진행하기 앞서 열린 남양주시 실·국·소·단장들과의 회의 자리에서 '개인적 행사'라는 점과 시 공직자의 참석 금지를 당부했다. 지방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중립 의무 준수 △공직기강 확립 등 직원 교육과 내부 점검도 시행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동근 경기 의정부시장 역시 최근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 의정부시 공직자들이 참석하지 않도록 주지시켜 줄 것을 간부 공무원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는 "정치인의 출판기념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따뜻하지만은 않다"면서 "그래서 남을 비판하기 전에 저부터 하지 않기로 했다. 정치개혁을 말한다면 작은 것부터 바꾸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한 후보는 대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준호의 모놀로그'를 공개한 뒤 삶의 여정과 정치에 입문한 이유, 도지사로서의 포부 등을 밝혔다.

vv8300@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