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내포=이수홍·노경완 기자]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4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월 임시국회가 끝나면서 충남·대전 행정통합은 사실상 무산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그동안 대구·경북도 추진하는데 대전·충남만 빠지면 기회를 놓친다는 압박이 있었지만, 최근 국회 논의 과정을 보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필리버스터 중단 요구를 수용했음에도 추가로 충남·대전 통합 찬성 당론을 요구하는 등 조건을 내건 것은 책임을 국민의힘에 떠넘기고 내부를 갈라치기 하려는 정략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초에 광주·전남만 통과시키려는 구상이 아니었는지 의문"이라며 "충남·대전과 대구·경북까지 3개 권역을 동시에 추진하려면 세제 개편 없이는 재원 마련이 쉽지 않고 정부도 감당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 대개조와 백년대계의 문제를 시장에서 물건 흥정하듯 다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특히 "현 정부는 사실상 입법독재 국가 아니냐"고도 주장했다. 그는 "여당이 단독으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는 구조인데도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반대를 이유로 들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강행 처리할 수 있으면서도 단식·삭발 등 정치적 행위를 이어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통합 지원 규모로 거론된 '20조 원'에 대해서는 "김민석 국무총리 발언 외에 법안에 명시된 내용이 없고, 재원 조달 방식이나 교부 기준도 정해진 바 없다"며 "실체가 불분명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요구한 것은 4년간 매년 9조 원씩 36조 원과 항구적 재정·권한 이양이었는데 이에 대한 답은 없다"며 "일시적 인센티브로는 자치분권을 실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월급을 올려달라고 했는데 몇 달치 상여금을 주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통합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재정과 권한 이양이 담기지 않은 법안이라면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요구한 100을 모두 반영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납득 가능한 50~60 수준의 안은 제시돼야 한다"며 "속도에 쫓긴 졸속 통합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광주·전남 통합 과정에서 나타날 갈등과 문제점을 지켜보고 보완해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며 "국회 여야 동수 특별위원회와 범정부기구를 구성해 모든 지역에 동일한 지원 기준을 담은 통합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제안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고려한 입장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 김 지사는 "통합이 성사된다면 불출마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고 지금도 유효하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지역 여론이 긍정적이었지만 현재 법안 내용이 부실하다는 판단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정치인은 국민에게 진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정한 지방자치는 재정과 권한이 지방으로 이양될 때 가능하다"며 "국세와 지방세 구조 개선 없이 통합만으로는 자치분권을 실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통합 논의는 중단이 아니라 보완을 거쳐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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