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우 대전시장 "이건 통합 아닌 후퇴…광주·전남보다도 못한 차별 입법"
  • 정예준 기자
  • 입력: 2026.02.02 14:12 / 수정: 2026.02.02 14:12
민주당 대전·충남 통합법안에 강경 반발…"자치권·재정 빠진 껍데기 법안"
이장우 대전시장이 2일 시정브리핑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해 차별적 법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예준 기자
이장우 대전시장이 2일 시정브리핑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에 대해 '차별적 법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정예준 기자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이장우 대전시장이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충남대전통합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국방중심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두고 "통합 본질을 훼손한 심각한 후퇴 법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충남 통합 자체에는 찬성하지만, 현재의 민주당 안으로는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은 물론 지방소멸 대응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2일 기자브리핑에서 "대전·충남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100년을 좌우할 국가 대개조의 출발점이어야 한다"며 "그러나 민주당 안은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정은 그대로 둔 채 형식적인 통합만을 강요하는 구조"라고 직격했다.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것은 자치재정권의 대폭 후퇴다. 지난해 10월 성일종 의원이 대표 발의한 기존 특별법안에는 법인세·부가가치세 등 국세의 지방 이양, 10년간 대전·충남 보통교부세 총액의 추가 교부, 과학기술진흥기금과 저출생 대응 특별기금에 대한 국가 지원 등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 당론 발의안에서는 이 같은 핵심 재정 특례들이 대부분 제외되거나 재량 규정으로 바뀌었다.

이 시장은 "국무총리가 언급한 연간 5조 원 지원 역시 법안 어디에도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며 "그마저도 시·군·구까지 포함한 금액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어떻게 지역 주도의 정책 수립과 집행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재정 자율성이 담보되지 않는 통합은 이름만 통합일 뿐 실질은 중앙 종속"이라고 강조했다.

자치권 전반의 약화도 문제로 꼽혔다. 전체 특례 257개 가운데 55개는 불수용됐고, 절반이 넘는 136개는 축소·수정 반영됐다.

특히 기존 안에서 '해야 한다'로 명시됐던 국가 의무 조항 다수가 민주당 안에서는 '할 수 있다'는 재량 규정으로 변경됐다.

여기에 중앙정부의 협의나 동의 절차가 추가되면서 규제가 오히려 강화됐다는 지적이다.

과학·경제·교통 분야에서도 후퇴는 분명하다는 게 이 시장의 설명이다. 반도체·바이오·국방·항공우주 등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의 행·재정 지원은 의무에서 재량으로 낮아졌고, 광역도로·광역철도 국고지원 비율 확대 특례 역시 민주당 안에서는 빠졌다.

예비타당성조사 및 투자심사 면제 등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한 장치들도 대거 축소됐다.

이 시장은 "이런 구조로는 세계 도시들과의 경쟁은커녕 수도권으로 빨려 들어가는 인력과 자본을 막을 수 없다"며 "지방소멸 대응이나 균형발전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해지는 법안"이라고 비판했다.

비판의 강도는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과의 비교에서 더욱 높아졌다.

같은 날, 같은 당이 발의한 광주·전남 통합 특별법에는 특별지방행정기관 이관, 행정통합 비용 국가지원, 첨단전략산업 육성 등이 강행 규정으로 담긴 반면, 대전·충남은 대부분 재량 규정에 그쳤다는 것이다. 개발제한구역 관리 권한, 사회보장제도 신설 시 협의 생략 등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이를 두고 "같은 당이 같은 통합을 추진하면서 한쪽에는 강한 권한을 주고 다른 쪽에는 최소한의 권한만 남긴 것은 명백한 지역 차별"이라며 "충청권을 철저히 주변부로 밀어낸 입법"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전·충남 국회의원들이 과연 지역의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현행 민주당 안으로 통합이 추진될 경우 주민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정도 수준의 법안이라면 시민과 도민에게 반드시 의견을 물어야 한다"며 "시의회 논의와 시민 의견 수렴, 여론조사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시장은 "통합은 신념이자 생존 전략이지만, 원칙이 무너진 통합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제 필요한 것은 대통령과 국회의 결단으로, 중앙의 재정과 규제 권한을 과감히 내려놓겠다는 지방분권 의지가 특별법에 분명히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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