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태안=이수홍 기자] 민속씨름 명문 팀을 운영 중인 충남 태안군이 해마다 개최해 오던 '태안 설날장사씨름대회'를 올해는 정상적인 절차로는 치르지 못하게 됐다. 태안군의회가 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태안군의회는 지난해 12월 씨름대회에 필요한 본예산 4억 7050만 원을 삭감했다. 이때 군립합창단 예산 5560만 원과 군 소식지 9개월 치 등 10억여 원도 함께 삭감해 군립합창단은 해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번 사태를 두고 '네 탓' 공방만 무성하다.
태안군 집행부의 몰염치(?)에 대한 태안군의회의 경고였을까.
이번 사태를 두고 태안군의회 A 의원은 "집행부는 민원 처리에 돈이 없다며 주민들을 소외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세로 군수는 사람 많이 모이는 행사에 욕심을 낸다"는 말로 예산 삭감의 이유를 댔다.
하지만 이는 대의를 위한 명분일 수 없다. 오히려 군의회의 몰염치로 밖에 볼 수 없다. 기자의 눈에는 대의를 가벼이 여긴 태안군의회의 몽니가 더 커 보인다.
더욱이 삭감된 본예산을 살리기 위해 군은 지난해 12월 26일 임시회 소집을 요구했다. 이후 군의회는 지난 9일 예산을 살릴 원포인트 임시회를 열고 심의에 들어갔으나 결론을 내지 않고 자정을 넘겨 회기는 종료되고, 결국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자동 폐기 노림수는 아니었을까?
당시 가세로 군수까지 군의회에 출석해 회기 종료 전까지 안건 통과를 간절히 호소했지만 허사였다.
군의회는 지난 9일 임시회에 앞서 가세로 군수가 지난해 12월 12일 의회의 예산 삭감과 관련해 연 기자회견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고 한다. 대의를 앞두고도 명분 쌓기에만 몰두한 일면이 아닐 수 없다.
태안 설날장사씨름대회는 군이 대한씨름협회의 공모를 통해 해마다 설날 전후 3∼4일 치르는 대한씨름협회의 연중 최대 행사로 KBS가 전국에 생중계한다.
대한씨름협회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한다. 군의 대외 신뢰도에 치명적 타격이 예상된다.
군의회에는 오는 6월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군수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후보가 여러 명 포진하고 있는데, 이들의 정치적 노림수로 생각하는 주민들의 시각도 많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올해 태안 설날장사씨름대회를 치른다는 게 군의 방침이어서 군의 대응 방안 모색 등 향후 추진 계획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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