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흑 같은 어둠 뚫고…울진 죽변항에 울려 퍼진 '희망의 경매'[TF사진관]
  • 김성권 기자
  • 입력: 2026.01.13 14:27 / 수정: 2026.01.13 14:27
울진 바다의 하루는 이렇게 열린다
새벽을 여는 울진 죽변항. /울진군
새벽을 여는 울진 죽변항. /울진군

[더팩트ㅣ울진=김성권 기자] 13일 오전 5시, 경북 울진군 죽변항 위판장, 매서운 겨울 바닷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이른 시간이지만, 항구는 이미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로 열기를 띠고 있었다.

밤새 동해의 거친 파도를 헤치고 돌아온 어선들이 하나둘 선착장에 닿으면서, 잠들어 있던 항구도 서서히 깨어났다.

위판장 바닥에는 갓 잡아 올린 오징어 상자들이 줄지어 쌓였다. 투명한 빛을 띠는 오징어들은 여전히 꿈틀대며 동해의 생명력을 고스란히 전했다. 밤샘 조업을 마친 어민들의 얼굴에는 피로보다 무사 귀항과 수확에 대한 안도감이 먼저 묻어났다.

울진죽변항 위판장에 이뤄지는 오징어경매 모습. /울진군
울진죽변항 위판장에 이뤄지는 오징어경매 모습. /울진군
울진죽변항 위판장에 이뤄지는 오징어경매 모습. /울진군
울진죽변항 위판장에 이뤄지는 오징어경매 모습. /울진군

한 어민은 "밤새 파도와 싸우며 조업을 했지만, 이렇게 오징어를 내려놓고 나니 이제야 한숨 돌리겠다"며 "경매가 잘돼야 하루 고생이 보상받는다"고 말했다.

경매가 시작되자 위판장은 순식간에 활기를 띠었다. 경매사의 빠른 손짓과 구호가 울려 퍼지고, 중도매인들은 오징어의 크기와 선도를 꼼꼼히 살피며 수신호로 가격을 주고받았다. 낙찰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1초 남짓. 위판장은 말 그대로 '총성 없는 전쟁터'가 됐다.

울진죽변항 위판장에 이뤄지는 오징어경매 모습. /울진군
울진죽변항 위판장에 이뤄지는 오징어경매 모습. /울진군

죽변항 위판장은 울진 지역 경제의 핵심 축이다. 이곳에서 형성된 오징어 가격은 인근 식당은 물론, 전국 수산시장 유통 가격의 기준으로 작용한다. 어민과 상인, 운송업자까지 수많은 생계가 이 새벽 경매에 달려 있다.

오징어 위판이 한창인 죽변항은 단순한 수산물 거래 공간을 넘어 울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자 희망이 모이는 곳이다. 어민들의 땀방울과 상인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뒤섞인 항구의 새벽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향해 다시 힘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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