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말 많고 탈 많았던 울릉군 LPG 배관망 구축 사업이 마침내 첫 가스 충전을 시작하며 가동에 들어갔다. 사업의 첫 삽을 뜬 지 5년 만이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가스 공급 소식에도 불구하고, 사업 지연에 따른 책임론과 자부담금 이자 보상 등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경북 울릉군은 도서 지역의 고질적인 에너지 비용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울릉군 LPG 배관망 구축 사업'의 핵심 시설인 저장탱크에 첫 가스 주입을 실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충전은 울릉읍 지역 저장소 내 탱크에 대규모 LPG를 주입하는 공정으로, 사실상 울릉군에 '도시가스 수준'의 안전하고 편리한 공급망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총사업비 330억 원이 투입된 이번 사업을 통해 이달부터 1380여 가구가 순차적으로 혜택을 보게 된다. 그간 울릉 주민들은 개별 LPG 용기를 직접 배달받아 사용하며 기상 악화 시 공급 중단과 육지보다 비싼 연료비라는 이중고를 겪어왔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연료비 절감은 물론, 지하 매설 배관을 통한 안전성 강화와 계량기 방식의 검침 체계 도입으로 생활 편의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여야 할 현장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북 내 타 시·군(청송, 영양 등)이 수년 전부터 가스를 공급받는 동안 울릉군은 인허가 지연, 안전사고, 지반 보강 등 환경적 제약으로 사업 기간이 3차례나 연장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울릉군과 사업단이 가스 공급 개시를 안내하며 '2차 자부담금 완납'을 요구하자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주민들은 "5년 가까이 지연된 것에 대한 사과나 손해배상은커녕 돈부터 내라는 것은 갑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대다수 주민은 지난 2021년 8월 가구당 80만 원의 자부담금을 선납했다.
주민 B 씨는 "80만 원을 4년 넘게 맡겨놨는데 아무 보상이 없다"며 "민법상 연 5% 법정이자만 계산해도 가구당 약 17만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번 2차 자부담금에서 이 이자 상당액을 상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업 지연의 배경에는 구조적 문제도 컸다. 당초 예정지였던 도동리 일대의 지반이 약해 옹벽 붕괴와 균열이 반복됐고, 결국 저장소 위치를 변경하며 일부 주민의 조상 묘 훼손 논란까지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사업비가 급증해 작년 한때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배상용 울릉군 발전연구소장은 "5년을 기다리게 한 쪽에서 완납을 조건으로 가스 공급을 하겠다는 건 상식 밖"이라며 "선공급 후정산이나 지연 보상 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릉군은 오는 15일 한국엘피지사업관리원과 공동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주민 의견을 적극 청취하겠다는 방침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오랜 불편을 참아준 군민들께 감사하며 남은 안전 점검을 빈틈없이 마무리해 안전하게 가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주민들은 "사과문 한 장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며 집단 손해배상 청구까지 검토하고 있어, 가스 공급 시작과 함께 법적·행정적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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