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새벽노동 끝 참사"…제주 쿠팡 택배노동자 '산재' 인정
  • 황지향 기자
  • 입력: 2026.01.04 16:11 / 수정: 2026.01.04 16:11
'쿠팡 새벽배송 중 사망' 산업재해 승인
노조 "과도한 새벽노동이 부른 사고"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진보당 제주 쿠팡 새백배송 택배노동자 유족 면담에서 유족이 양손을 모아 잡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11월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진보당 제주 쿠팡 새백배송 택배노동자 유족 면담'에서 유족이 양손을 모아 잡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제주에서 쿠팡 새벽배송 업무를 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택배노동자에 대한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4일 성명을 내고 "쿠팡 새벽배송 업무를 수행하던 중 사고로 숨진 고 오승룡씨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산업재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번 결정은 개인의 과실이 아닌 장시간 연속되는 새벽노동과 과도한 업무 부담이 빚어낸 업무상 재해임을 국가가 인정한 것"이라며 "오씨는 심야·새벽 시간대 위험한 운행 환경 속에서 과도한 물량을 감당해야 했다"고 했다.

이어 "쿠팡은 고인의 사망 이후 장기간 침묵으로 일관하며 책임 있는 사과나 재발 방지 대책, 유가족에 대한 실질적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며 "오히려 음주운전이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산재 인정은 사고가 예견된 참사였음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쿠팡의 새벽배송 시스템과 위탁 구조 전반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쿠팡은 고인의 죽음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유가족에게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하며 새벽배송과 장시간 노동 구조에 대한 전면적인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씨는 지난해 11월10일 오전 2시9분께 제주시 오라동의 한 도로에서 1톤 트럭을 몰고 새벽배송 업무를 하던 중 전신주와 충돌하는 사고로 숨졌다.

노조 조사에 따르면 오씨는 특수고용·간접고용 형태의 택배노동자로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해 노동시간과 관련한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 있었다. 그는 같은 달 5일부터 7일까지 부친상을 치른 뒤 8일 하루를 쉰 후 9일 오후 7시 출근, 1차 배송을 마치고 2차 배송을 위해 캠프로 복귀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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