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 올해도 찾아와…26년간 11억 원 기부
  • 김은지 기자
  • 입력: 2025.12.30 23:20 / 수정: 2025.12.30 23:20
30일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을 세고 있다. /전주시
30일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을 세고 있다. /전주시

[더팩트ㅣ전주=김은지 기자] 전북 전주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와 세밑 한파를 녹였다.

30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3분쯤 40~5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노송동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인근 소나무에 상자 1개를 뒀다"며 "좋은 곳에 써달라"고 말했다.

곧바로 현장에 간 직원들은 5만 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들어있는 돼지저금통 1개를 발견했다. 상자 안에 들어있던 금액은 총 9004만 6000원으로 집계됐다.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는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로 26년째, 총 27차례에 걸쳐 몰래 보내 준 성금은 총 11억 3488만 2520원에 달한다.

이날 천사가 남긴 A4용지에는 "2026년에는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합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해당 성금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될 예정이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초등학생을 통해 58만 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옛 중노2동 주민센터에 보낸 뒤 사라져 불리게 된 이름이다. 그는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로 남몰래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 얼굴 없는 천사가 베푼 성금은 생활이 어려운 지역주민에 현금과 연탄, 쌀 등으로 전달됐다. 또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인재에 대한 장학금 및 대학 등록금으로 쓰였다.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2000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익명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큰 사랑과 감동을 선사한 전주시 얼굴 없는 천사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얼굴 없는 천사의 바람대로 나눔의 선순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ssww993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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