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원, 특정 문화행사 예산 3배 이상 증액 논란
  • 박병선 기자
  • 입력: 2025.12.30 17:38 / 수정: 2025.12.30 17:38
대구아리랑계승사업 예결위서 3000만→1억 원 늘려
손한국 의원 "지역 문화유산 홀대하기에 강압적으로 예산 올렸다"
손한국 대구시의원. /대구시의회
손한국 대구시의원. /대구시의회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한 대구시의원이 2026년 대구시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특정 문화행사 예산을 3배 이상 증액시킨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대구시·시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손한국 시의원(교육위원회)은 지난 11일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에 끝난 대구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하 예결위)에서 '대구아리랑 계승 사업' 예산을 당초 3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증액할 것을 강하게 주장해 이를 관철시켰다.

이 과정에서 예결위원인 손 의원은 증액 반대 내지 점진적 증액을 요청하는 대구시 간부들에게 '대구시가 주관하는 다른 행사의 3년 치 자료를 전부 가져오라'고 요구하는 등 실랑이 끝에 증액을 이끌어냈다.

대구시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대구시가 예산 부족으로 4년 만에 지방채 2000억 원을 발행하고 문화행사, 홍보비 등 불요불급한 예산을 대폭 삭감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문화행사 비용을 대폭 증액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의회 관계자는 "'대구아리랑 계승 사업'은 문화복지위원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3000만 원의 예산이 적정하다고 여겨 예결위로 넘겼는데 타 위원회 소속 예결위원이, 그것도 자신의 지역구 사업도 아니면서 몇 배로 뻥튀기하는 모습에 모두 황당해했다"고 말했다.

'대구아리랑 계승 사업'은 동구 팔공문화원과 불로동주민자치위원회가 주관하는 행사이고 손 의원의 지역구는 달성군이다.

손 의원은 "지역구를 떠나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구아리랑을 공무원들이 홀대하고 방관하기에 제대로 된 사업을 위해 강압적인 방식으로 예산을 올린 것"이라면서 "대구아리랑은 대구시민이라면 계승 발전해야 하는 문화유산"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손 의원은 또 "정선, 밀양, 상주 등에서는 아리랑 보존 사업을 하는데 대구만 유독 대구아리랑에 대한 인식도 없고 예산도 부족해 그간 시의회에서 5분 발언, 정책질의, 조례 제정 등을 했다"면서 "프로축구 강원FC 팬들은 응원하면서 '강원도 아리랑'을 계속 부르는데 대구FC도 '대구아리랑'을 응원가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대구아리랑 계승 사업은 3000만 원의 예산으로 지난 9월 단산아리랑유적공원에서 제10회 행사가 열렸고 '대구아리랑 창작 가사 공모전', '대구아리랑 경연대회'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대구시는 내년부터 예산이 증액됨에 따라 기존 프로그램에 구·군 순회 프로그램 등 시민 대상 공연 서비스를 추가하고 홍보영상 제작 및 대시민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대구아리랑은 가수 최계란(1920~2001)이 1936년 '영남잡가 대구아리랑' 음반을 내고 노래를 부른 것이 시초다. 10년 전부터 동구청·불로동주민자치위원회 등은 동구 불로동에서 태어난 최계란을 기념하고 '대구아리랑'을 홍보하기 위해 '대구아리랑 축제'를 매년 열고 있다.

올 9월 열린 대구아리랑 축제 포스터. /대구 동구팔공문화원
올 9월 열린 대구아리랑 축제 포스터. /대구 동구팔공문화원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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