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밤이 달라졌다…조용하던 도동항, '빛의 암벽'에 사람들 모여
  • 김성권 기자
  • 입력: 2025.12.22 16:04 / 수정: 2025.12.22 16:04
해 지면 멈췄던 항구, 밤에도 머무는 공간으로 변화 기대
천연 암반에 펼쳐진 미디어 파사드로 야간 관광 활성화
울릉군이 22일부터 상설운영하는 미디어 파사드. /울릉군
울릉군이 22일부터 상설운영하는 미디어 파사드. /울릉군

[더팩트ㅣ울릉=김성권 기자] 그동안 해가 지면 조용해지던 울릉도 도동항의 밤이 빛으로 채워지고 있다.

경북 울릉군이 22일부터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일원에서 천연 암반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를 상설 운영하며, 야간 관광 활성화에 나섰다.

울릉군에 따르면 이번 미디어 파사드는 인위적인 구조물 대신 도동항 우안 산책로에 위치한 화산암반 사면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가로 약 60m, 높이 약 40m에 달하는 대형 암벽에 영상이 투사되며, 거친 암반 질감과 수목의 실루엣이 영상과 어우러져 입체적인 시각 효과를 만들어낸다.

관람은 도동항 여객선 터미널 2층 야외 공간에서 가능하다.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영상은 기존 조명 위주의 야경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울릉군이 22일부터 상설운영하는 미디어 파사드. /울릉군
울릉군이 22일부터 상설운영하는 미디어 파사드. /울릉군

도동항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미디어 파사드 상설 운영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동항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저녁 이후에는 손님이 거의 없어 항구가 금세 조용해졌는데, 미디어 파사드가 시작되니 산책하며 구경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당장 매출보다도 분위기가 살아나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울릉도는 자연은 뛰어나지만 밤에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며 "이제는 저녁에도 나가볼 이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관광객 반응도 비교적 호의적이다.

가족 여행으로 울릉도를 찾았다는 한 관광객은 "자연을 가리는 조형물이 아니라 암벽 자체를 활용한 점이 인상 깊었다"며 "울릉도의 지형을 잘 살린 야간 콘텐츠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문객은 "20분 정도 상영 시간이 부담스럽지 않고, 섬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보여줘 기억에 남는다"고 평가했다.

울릉군이 22일부터 상설운영하는 미디어 파사드. /울릉군
울릉군이 22일부터 상설운영하는 미디어 파사드. /울릉군

상영 콘텐츠는 약 20분 분량으로, 울릉도의 탄생 과정과 자연환경, 섬 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서사적으로 풀어낸 영상이 중심이다. 이와 함께 사계절 변화, 방문객 환영 메시지, 지역 음악을 활용한 상시 콘텐츠와 크리스마스·신년 등 시즌별 특별 영상도 운영된다.

울릉군은 이번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야간 체류형 관광을 유도하고, 도동항 일대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도동항 미디어 파사드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울릉도의 밤을 상징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주민과 관광객 반응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콘텐츠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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