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여수=고병채 기자] 전남 여수시가 국비 1650억 원이 투입되고, 향후 1000억 원 이상 추가 투입이 예상되는 해양수산부 '스마트수산업 혁신 선도지구' 공모에서 최종 선정 대상에 오르지 못했다.
산단과 관광에 이어 수산업을 여수 경제의 또 다른 축으로 키울 수 있었던 대형 국책사업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스마트수산업 혁신 선도지구는 해양수산부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접목한 차세대 수산업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전국에서 1곳을 선정하는 국가 전략사업이다. 육·해상 약 10만 평 규모로 조성되며, 데이터 집적 거점과 스마트 양식시설, 수산물 광역 물류·가공 거점 구축 등이 핵심 내용이다. 5년간 국비 약 1650억 원이 단계적으로 투입되고, 이후 연구개발과 실증·확산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추가로 1000억 원 이상이 더 투입될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이번 공모는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하되, 도내 경쟁이 있을 경우 광역지방자치단체가 1곳을 선정해 해양수산부에 추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남도는 내부 조정 과정을 거쳐 지난 5일 고흥군을 최종 후보지로 추천했고, 여수는 이 단계에서 제외됐다.
해양수산부는 전남도를 포함한 광역지자체 추천안을 토대로 평가를 진행한 뒤 이달 31일 최종 선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수시는 이미 수산물 안전센터 구축, 전략 품종 스마트양식장 조성, 수산업·어촌 발전계획 수립 등 이른바 '수산업 3대 용역'을 추진하며 스마트수산업 기반을 준비해 왔다. 특히 묘도 일대는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온배수와 LNG 시설에서 나오는 냉배수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입지로, 에너지 비용 절감이 핵심인 스마트수산업에 적합한 후보지로 평가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결과는 탈락이었다. 수산업계 안팎에서는 국비 규모와 사업 파급력 면에서 여수시에 절실했던 기회였던 만큼, 전남도의 후보지 선정 과정과 판단 기준을 명확히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여수시 탈락의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전남도의 최종 추천 과정과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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