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여수=고병채 기자] 전남 여수 청소년 음악 인재들이 '유진청소년향상음악회 다섯 번째 이야기, 유진의 겨울 이야기'를 통해 무대 경험을 쌓고 관객과 호흡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저변을 넓혔다.
지난 13일 전남 여수시 웅천동 소재 빛과 소금 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음악회는 'MIRACLE IN DECEMBER'를 부제로, 비올라·바이올린·플룻 등 다양한 악기를 전공한 청소년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클래식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공연은 사단법인 한독한마음(Einheit)이 주최했으며, 사회와 진행은 이은주 유진오케스트라 감독이 맡았다. 이 감독은 연주자 소개와 곡 해설, 학생들과의 짧은 대화를 자연스럽게 엮으며 공연의 몰입도를 높였다.

음악회의 문은 황진현 군의 바흐 첼로 모음곡 제5번 프렐류드로 열렸다. 이 곡은 깊고 어두운 색채 속에서 내면의 긴장과 독백을 풀어내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황 군은 연주에 앞서 "오늘 이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제게는 큰 도전"이라며 "실수보다 음악으로 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해 관객의 응원을 받았다.

이어 장아인 양은 아르반의 '베니스의 축제'를 연주했다. 잘 알려진 민요 선율을 바탕으로 다양한 변주가 이어지는 이 곡은 축제의 분위기와 연주자의 기교를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장 양은 "항상 응원해 주신 부모님과 선생님께 이 연주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하며 경쾌한 변주와 화려한 기교로 박수를 이끌어냈다.

강정현 양은 하이든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에 도전했다. 고전주의 특유의 정제된 아름다움과 맑은 선율이 특징인 이 곡에 대해 강 양은 "바이올린을 늦게 시작했지만 오늘은 클래식의 거장 하이든에 도전하는 날"이라며 긴장과 설렘을 함께 전했다.

차정현 군은 메르카단테의 플룻 협주곡 제1번을 연주하며 낭만주의 특유의 풍부한 감성과 화려한 기교를 선보였다. 차 군은 "혼자 연습할 때보다 반주와 함께 맞춰보는 순간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정기쁨 양은 비오티 바이올린 협주곡 제22번으로 서정과 극적인 전개를 오가는 연주를 들려줬다. 그는 "연주가 끝나면 관객으로 와준 친구들과 파자마 파티를 하고 싶다"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 무대는 석영진 양의 라이헤르트 '멜랑콜리 환상곡'이었다. 석 양은 "잔잔한 강가에서 혼자 배를 타고 흐르는 장면을 떠올리며 연주했다"고 설명하며, 부드럽고 서정적인 선율 속에 내면의 감정을 담아냈다.
이번 음악회는 각 연주자가 무대에 오르기 전 짧은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음악과 준비 과정을 직접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관객이 연주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조성종 마린글로리 대표이사는 "이 공간의 이름인 '빛과 소금'처럼 오늘 무대에 오른 청소년들이 앞으로 사회의 빛과 소금 같은 존재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지역에서 꿈을 키우는 청소년 음악인들을 계속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감독은 음악회를 마무리하며 연주자들의 성장 과정을 짚었다. 그는 "연주자와 학부모, 지도교사가 함께 만드는 삼각형의 협력이 아이들의 성장을 이끈다"며 "무대 위의 작은 실수조차도 예술의 일부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단독 공연과 다양한 형태의 음악회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de32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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