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 과제…정책토론회서 해법 모색
  • 고병채 기자
  • 입력: 2025.12.12 11:22 / 수정: 2025.12.12 11:43
지발협·공발협 공동주최, 여수산단·관광·인구 감소 위기 진단
한반도KTX·거점도시·신산업 전략 제안…참석자들 '현실위기 성토'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 참석자들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더팩트ㅣ여수=고병채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수가 어떤 전략으로 생존과 도약을 모색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정책토론회가 11일 오후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여수지역발전협의회(지발협)와 여수시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공발협)가 공동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석유화학산단 위기와 인구 유출, 교통·정주 여건 한계, COP33 유치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등 여수의 중장기 전략 과제가 거론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주철현 국회의원과 이광일·강문성 전남도의원, 백인숙 여수시의회 의장, 고용진·구민호·김영규·정신출 여수시의원이 참석해 지역 발전과 해법 모색에 관심을 가졌다. 지역 경제계와 시민사회 관계자, 지역 언론인들도 참석해 여수의 미래 과제를 놓고 논의를 이어갔다.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여수의 산업 전환과 교통망 확충, 인구 감소 대응 등 중장기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고병채 기자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여수의 산업 전환과 교통망 확충, 인구 감소 대응 등 중장기 현안을 놓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고병채 기자

인사말에 나선 박계성 여수지역발전협의회 이사장은 지역의 복합 위기 상황을 짚으며 "여수국가산단 경기 둔화와 관광 침체, 인구 감소까지 한꺼번에 겹쳐 단기 불황이 아닌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수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COP33 유치 도전 등으로 입증된 저력이 있는 만큼, 장기 전략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통해 다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특히 교통·산업·관광을 아우르는 종합 전략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국가 제4차 철도망 계획에서도 여수는 여전히 '3시간대 도시'로 남아 있다"며 "한반도KTX 신설, 여수~순천 고속도로, 여수공항 국제선 승격 등 접근성 개선이 남해안 거점도시 도약의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여수산단 위기 극복과 함께 우주항공·방산·에너지 신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도시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창호 전남대학교 교수가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최창호 전남대학교 교수가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주제 발표에 나선 최창호 전남대학교 교수는 여수의 산업 구조를 진단하면서 "막연한 낙관으로는 한국 제조업, 특히 여수산단의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수의 신성장 산업 대안으로 우주·방산·에너지 분야를 제시하며, 고흥 나로우주센터와 연계한 '남해안 우주항공 허브' 구상을 언급했다.

최 교수는 특히 '여수 율촌 우주에너지 허브 도시'라는 개념을 제안하며 연구기관과 기업, 정주 인프라가 결합된 미래형 스마트시티 조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능 일부만 고흥에 두고 정주·산업 생태계가 없는 구조로는 경쟁력이 없다"며 "율촌 일원에 통합된 우주·에너지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 분야에서는 '한반도KTX' 구상이 제시됐다. 최 교수는 기존 전라선 직선화 방식의 한계를 언급하며 서울 강남–용인–수원–세종–전주–지리산역–순천–여천을 잇는 새로운 KTX 노선을 제안했다. 해당 노선이 구축될 경우 서울–여수 이동 시간이 1시간 20~40분대로 단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역사회가 단일 국정 현안으로 집중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영자 여수시 기획예산과장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여수시의 대정부 대응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신영자 여수시 기획예산과장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여수시의 대정부 대응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여수시의 대응 전략도 소개됐다. 신영자 여수시 기획예산과장은 여수시의 대정부 대응 전략과 관련해 "석유화학산업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노후 산단 구조 전환과 경쟁력 회복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산업위기 대응지역 지정 연장으로 2027년까지 약 600억 원 규모의 추가 지방교부세 확보도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COP33 유치와 연계해 UN 기후주간 준비를 진행 중이고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와 맞물린 국제 행사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K-POP 아레나 지방 유치를 위한 문화체육관광부 타당성 조사 후보지 반영을 위해 관계 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고 2040 중장기 종합계획도 내년 중 수정해 단기·중기·장기 사업을 재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신출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수지역발전협의회
정신출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여수지역발전협의회

정신출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부위원장은 여수가 산단·수산·관광 침체와 인구 급감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적 위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삼여 통합 이후 인구가 26만 명대로 감소했고 고령화율도 25%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며 "COP33과 세계섬박람회를 연계한 탄소중립 전환 전략과 블루카본 산업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성친화도시 전략도 언급됐다. 정 의원은 "20~30대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약 6300명 적은 구조는 정주 정책의 한계를 보여준다"며 "일·가정 양립과 생활 인프라 개선이 핵심 인구 정책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상훈 여수선언실천위원회 이사장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COP33 유치의 중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이상훈 여수선언실천위원회 이사장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COP33 유치의 중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이상훈 여수선언실천위원회 이사장은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언급하며 "박람회는 여수의 SOC를 한 단계 끌어올려 도시 기반을 바꾸는 계기가 됐고, 그 효과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산업과 정주 여건을 뒷받침할 교통·접근성 SOC는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KTX와 광역교통망, 여수공항 국제선 확대 등 SOC 확충이 병행돼야 여수가 다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면서 "2012엑스포가 도시의 기반을 만들었다면 COP33은 여수를 기후도시로 끌어올리는 또 하나의 점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경원 전남대학교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 교수가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여수 산업별 실질생산량 변화를 담은 자료를 제시하며 여수산단 구조 전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주경원 전남대학교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 교수가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여수 산업별 실질생산량 변화를 담은 자료를 제시하며 여수산단 구조 전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주경원 전남대학교 산업전환공동훈련센터 교수는 여수 경제를 실질 GRDP 기준으로 분석했다. 그는 "석유화학산단 명목 매출은 유가 영향으로 좋아 보일 뿐, 실질 부가가치는 2017년 이후 감소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여수산단은 당장 무너지는 단계는 아니지만, 지금처럼 전환을 미루면 지역경제와 청년 일자리에 미치는 충격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용 석유화학 중심 구조는 국제 경쟁에서 한계에 와 있다"며 "NCC 등 기초소재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스페셜티 화학과 CCUS, 재생에너지, RE100 연계 산업으로 방향을 바꾸지 않으면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산단과 기업, 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산업 전환 종합계획을 마련해 정부 예산과 제도 지원을 끌어내는 것이 시급하다"고도 말했다.

김신 여수시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김신 여수시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고병채 기자

김신 여수시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토론회 사회를 맡아 여수산단 위기와 지역 현안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여수산단의 구조적 위기는 특정 업종이나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경제 전반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지금은 현안을 나열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과 연결된 실행 가능한 대안을 찾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가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여수산단 경쟁력 회복과 지역 발전 전략을 구체화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며 "현장에서 제기된 의견들이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논의의 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산업 전환과 교통망 확충, 인구 유출 대응 등 지역 현안을 놓고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 /고병채 기자
'이재명 정부 시대 여수의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11일 여수 문수동주민센터 대회의실에서 산업 전환과 교통망 확충, 인구 유출 대응 등 지역 현안을 놓고 자유토론을 벌이고 있다. /고병채 기자

kde32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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