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포항=박진홍 기자] 내년 경북 포항시장 선거를 앞두고 각종 판 뒤집기 변수들이 부각되면서 벌써부터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 텃밭인 포항의 시장선거에서는 예전부터 남·북구 국회의원들이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여기에다 최근 국민의힘이 지방선거 당내 후보 경선룰로 '당심 70% 상향' 조정안을 제시하면서 자칫 포항시장 선거가 양 국회의원의 대리전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국민의힘 경선 룰에 반발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 3자 구도가 될 경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포항시장에 당선되는 등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지난달 21일 내년 6.3지방선거 당내 후보 경선 룰을 '당원선거인단 70%, 국민여론조사 30%'로 확정 짓고, 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기존 국민의힘의 경선룰은 당심 50%, 민심 50%다.
현재 내년 포항시장 출마 예정자로는 공원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김병욱 전 국회의원, 김순겸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모성은 포항지진범대본 의장 등이 거론된다.
또 문충운 환동해연구원장, 박승호 전 포항시장, 박용선 경북도의원, 안승대 전 울산시 부시장. 이칠구 경북도의원 등도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인지도와 선거조직, 정책 대안 등을 내세우며 지역 표밭을 구석구석 다지고 있다.
하지만 '당심 70% 경선룰'이 확정되면 많은 책임 당원을 확보하고 있는 포항 북구 김정재·남구울릉 이상휘 국회의원의 영향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정론이다.
현재 김정재 의원의 지지를 받는 출마 예정자로는 A·B씨가 거론된다.
이상휘 의원은 C씨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D 씨는 남구에 상당한 국민의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 대목에도 변화무쌍하고 복잡한 변수들이 얽혀 있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먼저 포항시장 선거가 남·북구 국회의원들의 대리전 양상으로 치달으면 분명 A·B·C·D 씨 출마 예정자가 유리한 듯하다.
그중에서도 다시 남·북구 지역에서 후보 단일화를 이룬 출마 예정자가 우세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지명도나 전직 프리미엄을 앞세운 의외의 출마 예정자가 선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여기에다 김정재 의원이 포항시장 선거에 나설 경우 국민의힘 당내 경선 판도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3선인 김 의원은 현재 포항시장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는 그의 '경북도지사와 4선이 만만치 않다' 등의 이유로 여전히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내년 포항시장 선거에서 최고의 반전은 민주당 후보의 당선 여부다.
포항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은 불가능하게 여겨지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예외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공천 기준 강화에 따라 컷 오프 된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 국민의힘·민주당 후보와 함께 3자 구도가 될 경우 그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 2018년 포항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고(故) 허대만 후보가 무려 42.41%를 얻은 점, 포항 지역 민주당의 고정표가 25% 안팎인 점, 현 정국이 국민의힘에게 매우 불리한 점 등을 고려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현재 포항시장 민주당 후보로는 박희정 포항 남·울릉 지역위원장과 김상민 포항시의원, 유성찬 전 한국환경공단 감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정치는 '살이 있는 생물'이어서 선거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며 "다만 이번 '국민의힘의 당심 70% 경선 룰은 민심에 반한다'는 비난 여론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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