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 "지금은 시민이 행정을 움직이고, 정책을 만들어 가는 시대"
[더팩트｜광명=김동선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12·3 계엄 선포로 정국은 물론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빠졌을 당시 박승원 경기 광명시장은 지난 1월 광명시의회와 협력해 시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 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전격 지급했다.
당시 박승원 시장은 "계엄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어려워진 가계경제와 침체에 빠진 지역경제를 회복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전체 시민에게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는 센세이션했다.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분석에 따르면 민생안정지원금 수급액 257억 원이 2044억 원, 약 8배의 경제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원금 사용 결과 관내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경기도와 전국에서 경제·생산유발효과가 발생했다.
광명에서 발생한 소비가 중간재 공급업체와 물류·제조·문화 서비스 분야로 이어지는 유기적 산업 구조 속으로 번지며 소비 효과가 전국으로 확산된 것이다. 지역경제 내부의 자본 순환이 가계소득 증가, 세수 확충, 고용 창출 등 실질적 경제 승수 효과로 이어진 셈이다.
민선8기 3년 6개월을 지낸 박승원 시장을 지난 14일 광명시청에서 만나 지난 소회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단독위원장을 맡았다. 선임된 이유는 무엇인가.
민주당 소속 시장·군수·구청장들이 많이 있는데, 어쨌든 제가 활발하게 움직인 건 사실이다. 전국자치분권지도자회의(KDLC)에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 양승조 전 충남도지사와 공동대표를 맡는 등 그런 부분에 대한 연속성이 있지 않았나 한다. 또 기초·광역의원 거쳐 단체장을 하면서 중앙과의 소통과 정책 공유, 민주당에 대한 제안 역할 등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
- 2022년 시장 선거를 앞두고 쓴맛을 봤었다. 민주당사 앞에서 단식도 하고. 아무튼 많은 노력이 당의 인정을 받은 것 같다.
중앙당에서 재심을 받아들여, 압도적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경선을 치렀다. 그 과정에서 당원들이나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셨다. 그 덕에 당선됐고, 늘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하고 있다.
- 조란 맘다니 미국 뉴욕 시장 당선자가 무상 보육 정책을 꺼내 들었다. 광명시도 젊은 부부가 많은데, 보육 정책은 어떻게 준비하나.
저는 아이들을 키우는 데 제일 중요한 게 교사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부모 대신해서 교사가 돌보는 거 아닌가. 그래서 보육교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이 중요하다. 아직도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는 좀 약하다. 다른 지방정부보다 좀 더 나은 처우, 즉 유치원 교사와 대등한 수준까지 처우를 개선하려고 내년도 예산을 세웠다. 또한 취약계충인 노인·아동에 대한 종합계획을 다시 세우려고 한다.
- 민선 8기가 막바지로 접어들었는데, 재임 중 시민의 삶의 질 측면에서 가장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인가.
‘광명사랑화폐’는 지역 골목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민의 가계경제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대표적 민생정책으로 손꼽힌다. 올해는 발행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4배 확대해 5000억 원 규모로 증액했고, 이달 인센티브 지급률도 10%에서 15%로 상향했다. 기본사회 역시 주요 정책으로 꼽힌다. 중앙정부 아동수당에 더해 출산축하금, 첫돌축하금, 입학축하금, 어린이·청소년·어르신 대중교통비 지원, 50대 평생학습지원금 지급 등 모든 세대가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 기반을 확립했다. 이들 정책은 시민이 직접 선정한 ‘2023·2024 광명시 10대 뉴스’에도 오르며 호응을 얻었다.
- 기본소득 예산도 상당액 편성했던데.
기본사회 분야에 예산 500억 원가량을 세웠다. 기본소득·기본사회 서비스를 합해서 기본사회 조례를 만들었다. 전국 최초 사례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기본사회 정책을 진행할 것이다. 특히 내년에는 책을 산 금액의 10%를 지역화폐로 충전해 주기로 했다. 세상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자기 관리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또한 평생학습도시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전략이다. 가족 식사에도 10%를 충전해 준다. 이런 선택은 전국 상대로 진행한 공모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 KDLC 참여에서처럼 자치분권을 중시하더라.
지금은 시민이 행정을 움직이고, 정책을 만들어 가는 시대다. 광명에서는 자치분권 기본계획 수립, 전 동 주민자치회 전환, 시민공론장 제도화, 자치분권협의회 운영 등을 통해 시민이 정책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져왔다. 특히 주민자치회는 단순한 행정 협력체가 아니라, 시민의 권한이 실질적으로 확대되는 현장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 시민공론장 역시 지방 민주주의의 새로운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시민이 직접 생활밀착형 의제를 발굴하고, 토론을 통해 합의한 결과가 정책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 내년 3선에 도전하려면 경선을 치러야 할 텐데 본인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2002년 지방선거에 처음 출마해서 경선에서 3표 차로 떨어졌다. 2004년 시의원 보궐선거에서는 거꾸로 3표 차로 이겨서 당선됐다. 지금까지 경선을 총 6번인가 했다. 처음에 한번 지고, 나머지는 계속 이겼다. 광명에서 저처럼 경선 많이 치러 본 사람이 없다. 저는 지역에 단단하게 뿌리 박고 정치를 해왔다. 시민사회운동도 꾸준히 해왔고. 자랑 같지만, 이런 자기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 별로 많지 않다. 그러면서도 늘 겸손하려고 노력했다. 이 자체가 경쟁력이라고 본다.
- 마지막으로 시민들한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들려 달라.
주권자인 시민들의 의지를 바탕으로 시장 역할을 해야 한다. 시민 의견을 얼마만큼 받아들이면서 일하고 있나, 늘 성찰한다. 그래서 좀 저와 다른 의견이 나와도, 저와 진영이 좀 다르더라도, 더 듣고 더 생각해 보고, 그게 맞다면 그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도 시대정신에 맞는 정책들을 시정에 반영해야 된다. 그래서 늘 현장에서 시민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시민들께서도 관심을 갖고 시정에 대한 의견을 주시는 것이, 좋은 도시로 성장해 나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께서 지방 순회 토론회에서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당 대표, 국회의원을 거쳐서 대통령이 됐는데, 가장 행복했던 때가 성남시장 때다. 그때 시민들과 함께 일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기 계신 단체장 여러분들이 나중에 국회의원도 하시겠지만, 지금이 제일 오래 기억에 남을 겁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더라. 광명시민 여러분과 함께하는 지금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 믿는다.
박승원 광명시장은 1965년 충남 예산군에서 태어나 예산에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4년 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4학년 때 총학생회 사회부장을 맡아 학생운동을 했으며, 서울 일원에서 도시빈민 운동에 참여했다. 대학 졸업 후 1989년 5월 육군에 입대해 1991년 7월 육군 병장으로 전역했다.
1998년 광명시 평생학습센터 사무국장과 종합자원봉사센터 소장을 지냈고, 2002년 백재현 광명시장 비서실장 등을 거쳐 2004년 재보궐선거에서 광명시의원으로 당선됐다.
2010년(제8대), 2014년(제9대) 경기도의원(광명3)에 당선됐으며,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으로 활동했다. 2018년(민선7기), 2022년(민선8기) 광명시장에 연이어 당선됐다. 2025년 더불어민주당 참좋은지방정부위원장(단독)으로 임명됐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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