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여수=고병채 기자] 최근 전남 동부권 소외 인식을 둘러싸고 지역 정치권 내부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여수갑)이 기자간담회에서 동부권 소외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같은 당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화순)이 이를 '갈라치기'로 규정하며 반박했고, 주 의원이 다시 연구자료를 근거로 재반박하면서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주철현 의원은 19일 남도언론인협회 기자간담회에서 동부권 주민들이 도정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언급하며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주 의원은 "여수공항, 전라선 KTX 전용선, 남해안 관광벨트, 지역 도로망 등 동부권 주요 현안이 수년간 도정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는 민심이 확고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지사로서 이를 해결할 실질적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정훈 의원은 다음 날인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 의원의 발언을 '동부권 소외론'이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박했다.
신 의원은 "전남은 전체가 위기 상황인데 동부권을 중심에 두고 소외를 강조하는 것은 갈라치기"라며 "전남을 둘로 나누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전남 경제의 기반이 석유화학·제철 등 동부권 산업 중심이라는 주 의원의 발언과 소외론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철현 의원은 같은 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연구자료를 근거로 맞대응했다.
그는 "동부권 소외 문제는 특정 정치인의 정치 구호가 아니라 전남도당 공식 연구에서 확인된 현실"이라며 "정책만족도, 행정 서비스 체감, 균형발전 평가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동부권이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전남도당이 실시한 '전남 균형발전 현황과 미래비전 연구(2025)'에는 도청 이전 이후 동부권 주민들의 소외·박탈감이 구조적으로 강화됐다는 분석이 포함돼 있다.
연구는 지역별 정책 만족도와 행정 서비스 체감도, 균형발전 인식 등을 종합 평가했으며 동부권이 전 지역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나타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논쟁이 단순한 발언 공방을 넘어 내년 전남도지사 선거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구자료로 확인된 지역별 인식 차이가 정책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동부권·서부권 균형발전 논의는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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