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대체 무엇 때문에 권선택의 민주당 복당을 두려워하는가?
  • 선치영 기자
  • 입력: 2025.11.20 16:07 / 수정: 2025.11.20 16:07
지난 5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장을 찾은 권선택 전 대전시장. /선치영 기자
지난 5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유세장을 찾은 권선택 전 대전시장. /선치영 기자

[더팩트ㅣ대전=선치영 기자] 권선택 전 대전시장의 더불어민주당 복당이 결론을 맺지 못하고 '보류'라는 이름으로 지지부진 시간만 끌고 있다. 지난 8월 제출한 복당 신청이 추석을 넘겨 수개월째 '불가'나 '복당'이란 단순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연말을 향해 가고 있다.

권 전 시장에 대한 복당 보류 결정이 대전 지역 정가에 던진 파문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선다. 민주당으로서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어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를 가를 중대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제17대 국회의원을 거쳐 2014년 민주당 공천으로 대전시장에 당선된 권 전 시장은 관료 출신 특유의 행정력과 대전 중구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지역 정가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지만 2017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시장직을 상실한 전력이 있어 자동으로 당적을 잃게 됐다.

이후 7년여 동안 정치적 침묵을 지키며 자숙의 시간을 거쳐 최근 복권을 통해 법적 굴레에서 벗어난 뒤,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 합류해 선대위 정부혁신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공을 세웠고, 이는 민주당의 대선 백서에도 명확히 기록돼 있다.

민주당의 당헌에 보면, '성범죄자 및 탈당해 다른 당 소속으로 출마한 자는 복당을 불허한다'고 적혀 있다. 권 전 시장 이에 해당하지 않아 당연히 복당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보류'라는 애매한 상황으로 시간만 흐르고 있다.

권 전 시장의 민주당 복당을 둘러싼 찬반 논란 속에 숨어 있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는 말도 나온다. 대전 지역 7개 지역위원회 현역 국회의원 중 일부가 본인들의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적극적으로 '복당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어 권 전 시장에게는 '보류'라는 족쇄가 채워져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중론이다.

잊힌 듯하지만 '권선택'이란 이름은 대전 정치권에서 절대 가볍지 않다. 권 전 시장이 민주당으로의 복당을 신청한 것은 단지 개인의 정치적 재기를 위한 몸부림이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전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현실적 해법이기도 하다는 것이 오랜 기간 민주당을 사랑하고 지켜온 당원들의 또 다른 목소리이기도 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갈등을 피한다는 명분으로 복당 결정을 미룬다면 이는 리더십의 부재이자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 정치적 결단을 요구하는 시점에 침묵은 전략이 아닌 회피일 뿐이다.

무엇보다 권 전 시장의 복당이 좌절될 경우 그는 무소속 출마 혹은 제3지대 선택이라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곧 민주당 표의 분산으로 이어지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어렵다.

일각에선 권 전 시장의 복당을 허용할 경우 당내 공천 경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이는 민주주의 정당이라면 감내해야 할 필연적 과정으로, 오히려 권 전 시장을 당내 경쟁 구도 안에 포함해 갈등을 제도화하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로 끌어들이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다.

경쟁을 두려워하는 정당은 유권자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공천 갈등을 이유로 복당을 보류하는 것은 당내 민주주의를 스스로 부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전시당이 권선택 전 시장의 복당 문제를 결론내지 못하고 중앙당으로 올려 11월 말까지 중앙당 판단에 따라 결론짓게 된다는 '썰'도 나온다.

이럴 경우 대전시당으로서는 책임 회피라는 비난을 피하기가 어려워진다. 중앙당 또한 11월 말까지 완전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무기 보류(?)'로 시간끌기에 나설지 걱정이 먼저 앞선다.

민주당 대전시당과 중앙당에 묻고 싶다.

"대체 무엇 때문에 권선택의 복당을 두려워하는가?"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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