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안동=박진홍 기자] 내년 6월 경북도교육감 선거는 현직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이에 도전하는 후보들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판 뒤집기도 가능한 치열한 양상이 예상된다.
만약 후보 단일화가 무산돼 5자 구도가 될 경우 진보진영 후보의 당선도 불가능하지 않아 벌써 지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김상동 전 경북대 총장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내년 6월 3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경북도교육감 선거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출마 예상자는 현 임종식 경북도교육감과 마숙자 전 김천교육장, 임준희 경산 문명고 교장, 진보진영 후보 등 5명이다.
내년 선거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2가지다. 3선에 도전하는 임 교육감의 강세가 점쳐지지만 김상동·마숙자·임준희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지면 새로운 교육감이 탄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 2022년 경북도교육감 선거에서 임 교육감은 49.77%를 얻어 당선됐으나 마숙자 후보(27.7%)와 임준희 후보(22.6%)의 득표를 더한 과반에는 미치지 못했다.
또 다크호스로 등장한 김상동 후보가 타 후보들의 표를 각각 상당 부분 잠식할 것으로 보여, 후보 단일화가 바로 교육감 교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진보 경북도교육감의 탄생 여부다.
만약 5자 구도가 될 경우 임 교육감 등 후보 4명의 득표가 분산돼 진보 교육감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지난 2018년 경북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이찬교 후보가 22.4%의 득표를 했는데, 이처럼 경북 지역의 진보 고정표는 20%를 넘기고 있다.
그 때문에 현 정치적 상황과 후보의 선전 여부에 따라 진보진영 후보의 당선도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진보진영 '경북교육희망2026'은 전교조 경북지부장 출신인 김명동·이용기 예비후보를 두고 다음 달 10일부터 3일간 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를 뽑을 예정이다.

경북 교육계의 각 후보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임 교육감은 8년 현직 교육감을 거치면서 교원 업무 경감, 직업계고 경쟁력 강화, 교육행정 디지털 전환 등의 성과를 내고 있어 타 후보들의 공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도 상당하다.
임 교육감은 지난 1978년 달산중학교를 시작으로 무려 47년을 경북 교육에 몸 담아 온 교육 전문가로, 일선 교사생활을 포항·경주에서 오래 한 탓에 내년 선거에서도 경북 동해안권에서 강세일 가능성이 크다.
김상동 후보는 경북대 총장·경북도립대 총장·국가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장·수능출제위원 등을 비롯해 현재 경북인재평생교육재단 대표인 화려한 이력에다 지역 인지도가 매우 높은 점이 강점이다.
김 후보는 "평생 고등교육을 담당해 왔으나 초·중등교육의 중요성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학부모와 교육 현장, 타 후보 등과의 소통과 교감을 통해 교육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마숙자 후보는 경북도교육청 초등과장과 김천교육장을 거치면서 청렴한 교육자로 정평이 나 있는 데다 교원 수가 많은 초등 출신, 경북 최초 여성 교육감 후보라는 점이 주목받는다.
마 후보는 "교육 현장에 '선거 공신' 대신 '교육 전문가'들이 기용돼야 한다"며 "성실한 일선 교사의 의견이 반영되고 도민과의 소통, 열린 교육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준희 후보는 행정고시 출신으로 교육부와 청와대, 대구시교육청 부교육감 등을 거쳐 현재 경산 문명고 교장으로 근무하는 등 폭넓은 경험과 이론, 실무 등을 갖춘 교육 전문가다.
임 후보는 "AI 시대 경북 교육에는 무사안일 대신 행정 시스템 전반을 바꿀 혁신이 필요하다"며 "국가 차원·선진 외국·현실 교육 등을 두루 경험한 제가 새 혁신 리더십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김명동 진보진영 예비후보는 전교조 경북지부장과 포항시민단체 연대회의 상임대표 6년, 포항·경주 등지에서 37년간 초등교사로 활동하며 학부모, 교직, 노동단체 등과의 소통력과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김 예비후보는 "아이들에게 매주 예능과 문학, 춤 등 소질 개발 시간을 부여해 입시 경쟁 대신 즐거운 학교생활을 선물하고 싶다"며 "악성 민원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교사 간의 신뢰를, 소통을 통해 회복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용기 진보진영 예비후보는 전교조 경북지부장과 32년 영덕여중·고 교사, 현재 경북혁신교육연구소장직을 맡으며 현장 교육뿐 아니라 교육부·경북도교육청 정책 대안을 만들 수 있는 교육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 예비후보는 "그동안 경북도교육청은 권위주의로 학생들을 입시 경쟁으로 내몰았다"고 지적한 뒤 "현장성과 민주성을 가진 교육감이 학생·교직원·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한 정책을 펼쳐 경북 교육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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