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전 비서관 자녀 학폭 무마 의혹…경기교육청 감사관 수상한 행적
  • 이승호 기자
  • 입력: 2025.11.13 16:28 / 수정: 2025.11.13 16:28
핵심 단서 녹취 공개되자 직접 경위 파악에 나서
임태희 교육감 "감사관실 개입은 부적절"과 배치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국회=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도교육청 감사관이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자녀 학폭 무마 사건' 의혹을 풀어줄 핵심 실마리인 녹취 파일 공개 직후 녹취 유출 경위 파악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 수사 중이어서 실체 파악을 위한 감사는 부적절하다더니, 제보자 색출을 위한 경위 파악에는 재빨리 움직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도교육청 감사관 A 씨는 지난달 21일 오후 3시쯤 성남시의 한 커피숍에서 성남교육지원청 소속 교육국장과 행정국장을 1시간 정도 만났다.

이날은 '학폭 무마 의혹 사건'의 핵심 실마리인 학폭위원들의 녹취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다음 날이다.

감사관 A 씨는 이 자리에서 학폭위 위원들의 육성이 담긴 녹취 파일의 생산 과정과 외부 유출 경위, 유출 당사자까지 확인했다.

이런 사실은 지난 10일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의 성남교육지원청 행정사무감사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전자영(더불어민주당·용인4) 의원의 추궁에 교육국장은 "녹취 파일이 나오게 된 배경을 감사관에게 설명했다"고 답했다.

해당 학폭 사건으로 2023년 '부실 감사' 논란을 겪었던 도교육청 감사관실이, 이번에는 핵심 단서가 나오자 감사관이 직접 유출 경로 확인에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사건 본질을 밝히기보다 공익제보자를 색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지난 5일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특검에서 수사 중이고 교육부도 특별 점검하는 만큼 감사관실이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발언과도 배치된다.

앞서 지난달 국회 교육위원회의 경기도교육청 국감에서는 2023년 9월 21일 성남교육지원청 학폭위 위원들이 김 전 비서관 딸의 징계 수위를 논의는 과정이 담긴 녹취 파일이 공개됐다.

해당 파일에는 가해 학생을 두둔하고, 이미 정해진 결과에 맞춰 점수를 맞추는 듯한 협의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김 전 비서관의 딸은 2023년 7월 같은 학교 1년 후배인 2학년 A 양에게 폭력을 가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

당시 학폭위는 가해 학생에게 '학급 교체' 등 처분을 내렸지만, 피해보다 처분이 약하다는 비판이 거셌다. 이후 당시 김건희 씨가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권력형 학폭 무마' 의혹으로 현재 특검이 수사 중이다.

도교육청 감사관 A 씨는 검찰 수사관 출신으로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사 시절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 A 씨는 "2년 전 감사 당시 나오지 않았던 녹취가 국감에서 공개돼 어떻게 된 이유인지 파악은 하고 있어야 해서 두 국장을 조용히 만난 것"이라면서 "임태희 교육감이 (녹취) 유출 경위를 파악하라고 지시하거나 (교육감에게) 보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녹취 유출자를 확인은 했지만 당장 조치할 계획은 없다. 사건이 마무리 된 뒤 생각할 문제"라며 "윤석열 검사 시절 1년 정도 초년병 수사관으로 함께 근무했지만 김건희 씨는 모른다"고 했다.

전자영 의원은 "어처구니 없는 부실 감사로 사건을 덮다시피한 감사관실이 녹취가 나오자마자 재빨리 움직였다. 공익제보자를 색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참담하고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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