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보 '차세대 전산 구축' 실패…수십억 원 혈세 날릴 판
  • 이승호 기자
  • 입력: 2025.11.11 16:48 / 수정: 2025.11.11 16:48
사업 기간 1년여 끌다 올해 7월 말 사업 수행 업체에 해지 통보
이상원 경기도의회 의원 "경영진은 고액 연봉에 성과급도 챙겨"
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이 11일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행감 중계 캡처
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이 11일 경기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행감 중계 캡처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수십억 원대 예산이 투입된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신보)의 차세대 전산 구축 사업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

사업이 1년 넘게 표류하는 동안 계약 해지나 감사는 없었다. 소상공인을 지원할 혈세가 날아갈 판에 경기신보 경영진은 매년 오른 연봉과 성과급을 챙겼다.

경기신보는 11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차세대 전산 구축 사업' 계약을 해지한 사실을 처음 보고했다.

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은 "7월 말 사업 수행 업체에 해지를 통보했고, 8월 13일 인천조달청에 계약을 해지한 상태"라고 보고했다.

경기신보가 업무 효율과 데이터 활용의 최적 전산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2022년 9월 사업비 48억 8000만 원을 들여 A통신업체와 계약한 지 3년여 만이다.

경기신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신보중앙회와 전산이 분리돼 있어 이 사업을 통해 통합하려 했지만 이 마저도 무산됐다.

이 사업은 애초 2023년 3월 6일부터 지난해 5월 29일로 사업 기간이 15개월로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경기신보는 사업 기간이 끝난 뒤 1년이 넘도록 별다른 조치 없이 끌다가 지난 7월 말에서야 뒤늦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사업이 사실상 실패로 돌아가는 동안 단 한 차례의 감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 사이 전체 사업비 48억 8000만 원 가운데 약 30억 원은 이미 집행됐다.

시석중 이사장은 "48억 8000만 원 가운데 19억 원 정도는 가지고 있다"며 "행정사무감사를 마친 뒤 진행할 수 있게 내부 감사를 지시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상원 경기도의회 의원(국민의힘·고양7)은 "경기신보의 대형 프로젝트였는데 그동안 이사회 이사 누구도 이를 지적하지 않고 나몰라라 했다. 도의회 보고도 누락했다"며 "수십억 원 혈세를 날릴 판에 경영진은 책임도 안 지고 고액 연봉과 성과급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공개한 시석중 이사장의 연봉은 사업 시점인 2022년 1억 4900만 원에서 2023년 1억 5000만 원, 2024년 1억 5500만 원, 2025년 1억 6000만 원이었다. 이 기간 매년 4100만 원에서 2900만 원의 성과급도 받았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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