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이 호주 캔버라와 시드니를 찾아 지속가능한 행정 체계와 시민 중심의 도시 운영 방안을 모색했다.
정 구청장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5박 7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 공무 국외 출장을 통해 "유성이 나아갈 방향을 다시금 확인한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11일 소감을 밝혔다.
그는 "호주 캔버라는 수도이자 과학 아카데미가 함께 자리 잡은 도시로, 세종시와 인접한 유성과 여러모로 닮아 있었다"면서 "행정수도의 배후 도시로서 과학기술 역량을 갖춘 유성이 어떤 도시로 성장해야 할지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호주 수도특별자치구(ACT) 정부의 시민참여형 행정 모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ACT 정부는 행정 서비스를 시민의 시각에서 설계하고 있었다"며 "홈페이지와 플랫폼 모두 접근성을 최우선으로 둔 시스템이었다. 행정기관의 편의보다 시민의 편의를 우선하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층, 학생, 청년층, 다문화가정, 외국인 등 다양한 시민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며 "민선9기 안에 시민 중심의 온라인 행정 플랫폼으로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구청장은 또 지속가능한 도시정책의 방향성을 짚으며 "캔버라의 데이터센터는 필요한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새로운 인프라나 시스템을 구축할 때부터 친환경 요소를 기본 원칙으로 삼는 점이 인상 깊었다"며 "유성구도 앞으로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효율을 행정의 주요 가치로 두고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드니 총영사를 접견하고 현지 스마트농장 운영 사례를 둘러본 것도 의미 있는 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지하주차장을 개조해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며 "활용되지 않는 공간을 저비용으로 전환해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공급하는 방식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유성도 도농복합도시인 만큼 늘어나는 공실이나 유휴 공간을 지역 창업이나 도시농업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단순히 건물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도시 생태계를 살리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은 이번 출장에서 호주의 디지털 전환 흐름과 사회복지 대응 방향에도 주목했다.
그는 "지금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건 급속한 디지털 전환과 저출산·고령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과제"라며 "특히 취약계층의 디지털 활용 능력을 높이는 것은 복지의 새로운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젊은 세대에게는 디지털 기술이 새로운 일자리와 기회로 이어지지만 노년층과 취약계층에게는 삶의 접근성 자체를 좌우하는 문제"라며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고 디지털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유성구가 추진 중인 '공동 혁신 창업 생태계' 조성도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라며 "이번 해외 출장에서 얻은 경험을 지역 정책으로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도시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과 과학기술에서 나온다"며 "유성이 과학의 도시이자 사람 중심의 행정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정책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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