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세종시 어진동 데이터센터 유치 추진을 둘러싸고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세종시와 사업자 오케스트로클라우드가 세종시 어진동 가름로 194 ‘세종파이넨스Ⅱ’ 건물에 40㎿급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3일 오전 10시 세종시청 앞에서 인근 주민 50여 명이 집회를 열고 설치 반대를 주장했다.
‘어진동 데이터센터 설치반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주민들은 "주거밀집지역에 데이터센터를 세울 수 없다", "교육·주거환경을 악화시키는 최민호 시장은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강하게 항의했다.
문제의 데이터센터는 하이퍼스케일급(대용량) 규모로 세종시 전체 인구가 사용하는 전력량에 맞먹는 40㎿의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 부지 반경 1㎞ 내에는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등이 밀집해 있으며 2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인근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정부청사도 자리 잡고 있다.
비대위는 "전자파, 열섬현상, 소음 등으로 인한 주거환경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데이터센터는 주민 건강과 교육환경을 해치지 않는 지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윤경 비대위원장은 "데이터센터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거지 한복판에 설치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병헌 비대위 운영위원장(전 세종시의원)도 "어진동은 행정 중심 서비스 지역으로 발전해야 하며 상가 공실 해소는 정부 부처 이전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지난 6월 상병헌 전 시의원이 주최한 주민설명회를 시작으로 반대 서명운동, 집단 면담, 기자회견, 현수막 게시 등 지속적인 반대 활동을 벌여 왔다.
한편 전국적으로도 데이터센터 입지를 둘러싼 갈등이 잇따르고 있다. 고양시, 용인시 등에서도 주민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용인시는 사업자가 낸 데이터센터 신축 불허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며 주민 주거환경을 우선시하는 지방정부의 움직임이 강화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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