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서천의 정치, 감정이 아닌 신뢰와 품격으로
  • 노경완 기자
  • 입력: 2025.10.27 13:51 / 수정: 2025.10.27 13:51
갈등, 이제는 '정치의 품격'으로 풀어야
서천군청 전경. / 서천군
서천군청 전경. / 서천군

[더팩트ㅣ서천=노경완 기자] 민선8기 출범 이후 김기웅 서천군수와 이강선 서천군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나선거구)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군정 곳곳이 피로감에 젖어 있다.

서로를 향한 날선 비판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군민은 정책보다 감정 싸움을 먼저 접하고 있다. 감정이 앞선 정치가 계속되는 한 서천의 행정은 제 속도를 내기 어렵다.

이강선 의원은 군정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하며 군민의 알 권리를 대변해 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감정적인 언행이 도마 위에 오른 것도 사실이다. 공식석상에서 돌발 행동을 보이거나 회의장에서 격앙된 어조로 군수를 몰아붙이는 장면은 '선출직' 의원의 품격과는 거리가 있다.

의혹 제기와 비판은 의정의 본질이지만 근거와 전달 방식이 공격적으로 비칠 때는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군의원은 군정을 견제하되 냉정하고 품격 있는 언행으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

김기웅 군수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된 이후 "계류 중인 사안이라 언급할 수 없다"는 태도, 명품백 수수 의혹이나 유원지 불법 전용 등 여러 논란에 대한 미흡한 대응은 군민의 의혹만 키웠다.

행정의 수장은 법적 판단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군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책임 있는 자세로 설명해야 한다. 침묵과 회피는 결국 불신을 부른다.

용역 남발로 예산이 낭비되고 불필요한 감정 대립으로 회의가 파행되는 동안 서천의 행정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감정의 정치, 비난의 정치로는 군민의 삶이 나아질 수 없다. 행정은 정쟁의 무대가 아니라 협력의 공간이어야 한다.

이제는 양측 모두 한 걸음 물러서야 한다. 군의원은 비판을 넘어 대안을 제시하고, 군수는 방어를 넘어 소통으로 응답해야 한다.

서천의 정치는 감정의 정치가 아니라 신뢰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군의원은 품격을, 군수는 책임을 회복할 때 비로소 서천군정은 제자리를 찾게 될 것이다.

지방자치는 싸움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군민의 신뢰와 소통 속에서 진정한 자치의 의미가 피어난다.

이제 서천의 정치가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화합과 방향성'으로 평가받길 기대해 본다.

tfcc2024@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