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안산=조수현 기자] 교통정보시스템(ITS) 구축 비리 의혹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이민근 경기 안산시장이 이 와중에 프랑스와 영국으로 관광 일색의 국외 출장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비리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현직 시장이 혈세를 들여 관광성 출장을 떠난 것이어서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더팩트>가 입수한 일정표를 보면 이민근 시장은 안산시의회, 안산문화재단, NH농협 관계자 등 14명과 함께 지난 12일 오전 프랑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민근 시장 일행은 19일까지 6박 8일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와 생망데, 영국 에든버러와 런던 등을 찾는다. 국제우호협력 출장이라는 명분이지만, 세부 일정은 관광 일색이다.
여행 이튿날 오전부터 루브르박물관을 시작으로 센강에서 유람선을 타고, 베르사유 궁전과 오르세미술 등의 관광지를 방문하는 일정이 주를 이뤘다.
여행 4일차 영국으로 자리를 옮겨서는 스코틀랜드 역사·문화를 체험한다는 명목으로 에든버러 섬을 찾은 뒤 손흥민 축구선수 친정인 토트넘의 훗스퍼 경기장을 관람한다.
뿐만 아니라 출국 전까지 대영박물관과 버킹엄, 런던아이·빅벤·코벤트 가든 등 관광지를 둘러보는 관광 일정이 빼곡했다.
이번 여행에는 국외 출장비 부풀리기 의혹 사건으로 경찰 수사를 받는 안산시의회 박태순 의장과 이진분 의원도 동행했다.
이민근 시장은 추석 연휴 직전, ITS 구축 비리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사건이 불거진 직후 대시민 사과까지 했지만, 정작 본인도 수사선상에 오른 것이다.
경찰은 이민근 시장을 상대로 ITS 사업자에게 편의 제공 대가로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미 ITS 사업자는 물론 안산시청 6급 공무원과 현직 도의원들을 줄구속한 상태다.
수사 범위가 시장실로까지 확대된 상황에서 이민근 시장이 해외 일정을 감행하자,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수위 높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안산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ITS 비리 의혹 사건에 연루된 이민근 시장의 해명을 촉구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ITS 비리 수사가 시작된 뒤 이례적으로 대시민 사과까지 했던 현직 시장이 정작 본인 연루 사실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오히려 수천만 원의 혈세로 외유를 떠나는 뻔뻔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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