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의약분업 지역 5개 보건지소 11월부터 진료 중단
  • 김형중 기자
  • 입력: 2025.10.14 11:23 / 수정: 2025.10.14 11:23
공중보건의사 급감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의료 공백 최소화 총력"
부여군 일부 보건지소 진료업무 중단으로 비어있는 진료실. /부여군
부여군 일부 보건지소 진료업무 중단으로 비어있는 진료실. /부여군

[더팩트ㅣ부여=김형중 기자] 충남 부여군이 공중보건의사 인력 급감으로 인해 오는 11월부터 의약분업내 5개 보건지소의 진료업무를 중단한다고 14일 밝혔다.

군은 불가피한 조치임을 강조하며 필수 진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재 부여군에는 7명의 공중보건의사가 근무 중이지만, 내년 복무 만료로 4명이 전역하면 실질적으로 3명만 남게 된다.

그동안 군은 민간 관리의사를 채용해 부족한 인력을 보완해 왔으나, 최근 의료계 파업 해소로 관리의사들이 병원으로 복귀하면서 인력난이 심화했다.

공중보건의사 감소는 부여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10년 전보다 40% 이상 줄어들면서 농촌지역 보건지소 운영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은퇴 의사 재고용을 지원하는 ‘시니어 의사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나, 부여군의 경우 젊은 의사뿐 아니라 시니어 의사 고용도 여건상 쉽지 않아 대체 인력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군은 의료 수요가 상대적으로 낮은 '의약분업 지역' 5개 보건지소(은산면·외산면·홍산면·임천면·석성면)의 진료업무를 우선 중단하기로 했다.

의약분업 지역은 이미 약국이 있어 보건지소에서 직접 약을 조제하지 않고 처방전만 발급하는 구조다. 실제 이들 보건지소의 일평균 진료 인원은 1~3명 수준에 불과해, 의료 인력을 투입해 상시 진료를 유지하기에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부여군 관계자는 "현재 인력 규모로는 모든 보건지소에 의사를 배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의료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진료 수요가 적은 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번 진료 중단으로 발생할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건소 중심의 필수 보건서비스를 강화하고 이동진료 및 건강관리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부여군 관계자는 "공중보건의사 감소는 전국적인 구조적 문제이지만, 농촌지역 주민들에게는 생명과 직결된 심각한 사안"이라며 "군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중앙정부와 협력해 의료 인력 확보와 대체 서비스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행정 효율화가 아닌, 의료 인력의 한계 속에서 필수 의료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전국 농촌 지자체들이 직면한 공중보건 위기의 단면을 보여준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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