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대구=박병선 기자] 대구시교육청이 25일 대구학생문화센터에서 기관단체장, 교직원 등 1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 선포 10주년 기념식을 대규모로 열었으나 개최 배경을 놓고 논란이 거세다.
이 행사가 평일 오후에 열려 교사, 공무직 등 학교 구성원은 참석할 수 없어 '교육청만의 잔치'라는 지적과 함께 시교육청이 '교육수도' 구호에 걸맞은 역할을 했는지 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날 기념식에 대해 대한민국 교육수도로서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고 글로벌 교육수도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유스오케스트라, 학생들의 공연, 'The Education Capital, Daegu' 글로벌 엠블럼 공개 등의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졌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대한민국 교육수도 대구' 선포 10주년을 맞아 대구교육공동체와 함께 세계가 주목하는 미래 교육도시 대구를 만드는 새로운 역사를 함께 쓰고 있다"면서 "앞으로 대구교육은 배움으로 사람을 세우고 마음으로 세계를 잇는 '글로벌 교육수도 대구'로 당당히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행사를 두고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구지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대구교사노동조합 등 교육 관련 노조·단체들은 일제히 비판 성명을 냈다.
전교조 대구지부 등은 "정작 교사와 공무직은 이 행사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고, 교육감과 교육청 관료, 학교장 및 학교운영위원장 중심으로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면서 "시교육청은 ‘교육수도’라는 말이 무색하게 외국교육(IB교육) 수입과 테크 중심 교육기술(AI교과서 등) 도입에 목매달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시교육청이 '교육수도'로 대한민국 교육을 선도하는 것처럼 포장하면서 정작 그 속에 살아가고 있는 교육노동자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교육수도'에서 일하면서 교육노동자의 임금과 처우가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역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현재 시교육청 비정규직 노조는 4년째 지지부진한 단체교섭 체결을 요구하며 310일째 교육청 본관 앞에서 농성을 진행 중이다.
대구교사노동조합은 "교육수도라 자임하면서 현장 교사와 소통이 없고 교원단체 없는 기념식을 치른다는 것은 누구나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다"면서 "교육수도의 기념식이 아니라 교육청의 자화자찬 잔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내년 3선 도전을 앞둔 강은희 교육감이 이번 기념식을 통해 지지세를 굳히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t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