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세종시에 들어선 국내 첫 ‘공유형 캠퍼스’인 세종공동캠퍼스가 개교 1주년을 맞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행복도시) 4-2생활권 집현동에 자리 잡은 세종공동캠퍼스는 지난해 9월 개교 이후 1년간 안정적인 정착 과정을 밟으며 고등교육 혁신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25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 따르면 공유형 캠퍼스는 강의실, 연구실, 기숙사, 체육관 등 인프라를 복수의 대학이 공동 활용하는 방식이다. 각 대학이 독자 캠퍼스를 세울 때 발생하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학생들은 다양한 학문 분야를 넘나드는 교육과 연구를 경험할 수 있다.
현재 세종공동캠퍼스에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KDI 국제정책대학원 △충북대 수의학과 △한밭대 인공지능소프트웨어학과 등 4개 대학이 입주했다. 학생과 교직원은 약 600명 규모다. 인문·사회과학부터 수의학, 첨단 공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전공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모습 자체가 새로운 시도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개교 첫해부터 교육과정 운영은 안정 궤도에 올랐다.
특히 세종시는 지난 3월 한 달 동안 도서관, 세미나실, 체육관 등을 주민과 공공기관에 무료 개방해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는 정식 대관 시스템을 통해 지역사회와 교육·문화 자원을 공유하며 ‘열린 캠퍼스’의 취지를 살리고 있다. 학문과 교육 공간이 지역사회와 연계되는 ‘도시 속 대학’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세종공동캠퍼스는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전략은 수도권 과밀 완화와 지방 국립대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세종공동캠퍼스는 이 전략의 성패를 가늠할 시험대로, 교육·연구 인프라 공유와 학문 융합, 지역사회 협력이라는 운영 철학이 정책 목표와 일치한다는 평가다.

그러나 풀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추가 대학과 연구기관 유치를 통해 학문적 다양성과 연구 역량을 확충해야 한다.
일부 분양형 부지의 활용 방안도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대학마다 다른 학사 제도를 조율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 학점 교류, 전공 연계, 공동 교과과정 운영을 확대해야 한다. 학생 서비스 역시 단일화된 체계가 필요하다.
앞으로의 청사진은 분명하다. 오는 2029년까지 충남대·공주대·고려대 세종캠퍼스 등이 단계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가 완료되면 학생 규모는 약 3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연구개발과 창업, 신산업 인재 양성의 거점으로 발전한다면 청년 인구 유입과 도시 활력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다.
세종공동캠퍼스의 성과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풀기 위한 중요한 시금석이다. 단순한 교육 공간을 넘어 지역과 상생하는 새로운 대학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효정 세종시 도시계획국장은 "지난 1년은 공유형 캠퍼스 모델이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 시간이었다"며 "남은 과제를 차근히 해결해 학생·대학·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혁신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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