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기후변화로 인한 열대 달랑게 한반도 서식 확인
  • 김재경 기자
  • 입력: 2025.09.22 12:42 / 수정: 2025.09.22 12:42
국내 미기록 열대 저서생물 보고…온대 지역 서식지 확장 연구
동아시아 해류 타고 국내 정착 추정
꼬마유령달랑게 /인하대학교
꼬마유령달랑게 /인하대학교

[더팩트ㅣ인천= 김재경기자] 인하대학교는 최근 김태원 해양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열대 저서생물인 꼬마유령달랑게(Ocypode ceratophthalmus)를 국내 최초로 발견, 동아시아 서식 집단과 유전자를 비교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총 67개체의 꼬마유령달랑게는 필리핀, 하와이 등 연안을 포함한 열대지역에 분포하는 작은 갑각류다. 모두 2㎝ 미만 개체다.

연구팀은 이들이 발견된 서식지의 모래 입도를 분석해 다른 달랑게 자매종의 서식지와 유사함을 확인하고, 선행연구에서 보고된 형태적 특징과 모계 유전적 특성을 지닌 미토콘드리아 DNA 마커를 활용해 종을 판별했다.

미토콘드리아와 핵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DNA 변이 패턴을 분석한 결과 제주도에서 채집된 개체군이 동북아시아 다른 지역 개체군과 높은 유전적 연관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유전적 분석을 통해 꼬마유령달랑게가 최근 열대에서 온대로 서식지를 확장한 신호를 확인했다. 기후변화가 열대종의 분포 범위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증거로, 해양 생태계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발견된 꼬마유령달랑게의 자매종인 달랑게는 해양수산부가 지난 2016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됐으며, 항만 시설 건설 등 사람들의 활동으로 서식지가 급격히 줄고 있다.

꼬마유령달랑게는 국내 5개 보호종 달랑게 서식지에서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제주 지역에서는 지난 2020년과 2021년 보호종 달랑게보다 더 많은 개체수가 관찰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꼬마유령달랑게의 등장으로 보호종 달랑게가 생존 위협에 처해있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열대 저서생물의 발견을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물의 서식지 확장과 이동이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경고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열대 저서생물의 온대 지역 분포 확장을 유전적 증거와 함께 제시한 연구로 기후변화가 해양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학계 이목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조간대 상부 모래 해변에 서식하며 해양 생태계 건강성을 반영하는 지표종인 달랑게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적극적인 보호 조치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 연구 과제인 '쿠로시오 해류로 인한 한반도 해양위기 대응기술 개발'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기후변화로 인한 열대 달랑게의 온대 지역 분포 확장의 가능성이란 제목으로 해양 및 담수생물학(Marine & Freshwater Biology) 분야 저명 저널인 'Journal of Sea Research'에 최근 등재됐다.

김태원 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꼬마유령달랑게는 동남아시아에서 기원했지만 제주도를 포함한 영덕까지 서식한다는 점에서 해당 지역의 따뜻해진 기후에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구온난화로 앞으로 더 많은 열대 생물의 북상이 예상되는 만큼 기존 종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보전을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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