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아산=정효기 기자] 충남 아산시는 외암민속마을의 '미래 무형유산 조사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초가이엉잇기와 돌담쌓기 기술을 '살아있는 무형유산'으로 평가하면서 국가무형문화유산 지정 가능성이 높다고 17일 밝혔다.
외암민속마을은 500년 전 조선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전통마을이다. 볏짚을 엮은 초가지붕과 굽이진 돌담길이 대표적이다. 이엉은 강풍에도 끄떡없고 돌담은 수백 년간 마을을 지켜온 공동체 흔적이다.
아산시는 이번 연구를 통해 외암민속마을의 전통건축기술이 지역 특성에 맞게 독창적으로 발전했다. 주민 중심의 보존회가 직접 전승하는 체계가 매우 희귀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기술적 탁월성과 현장성이 뛰어나 국가무형유산 지정 가치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2024년 기준 전국에서 초가이엉잇기를 관리하는 곳은 93곳에 달하지만, 주민 중심 보존회가 운영하는 곳은 단 5곳뿐이다. 돌담장 쌓기의 경우도 전국 67곳 중 외암민속마을과 제주 성읍마을 단 두 곳만이 공동체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류용환 목원대 역사학과 교수는 "외암민속마을은 공동체 기반 전승이 유지되는 드문 사례"라며 "정기 교육과 워크숍을 통해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전통기술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초가 소유주 지원책 마련, 초가밀집지역 보존지구 지정, 재료 수급 안정화, 청년 대상 전수교육 확대, 디지털 기록화 및 교육 콘텐츠 개발 등 다각적인 전략을 제시했다.
아산시는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조례 정비,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상설 시연 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 공동체가 주도하는 전통기술 전승 모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충남도 무형문화유산 지정과 국가무형문화유산 승격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본격화한다.
김은성 아산시 문화유산과장은 "외암민속마을의 초가이엉잇기와 돌담쌓기는 지역 공동체의 삶을 이어온 생활 유산"이라며 "지속 가능한 전통기술 전승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tfcc2024@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