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나흘간 모텔에 감금돼 있던 20대 남성이 경찰의 설득으로 9000만 원에 달하는 피해를 면했다.
2일 대전동부경찰서에 따르면 대구에 거주하는 A씨(27)는 지난달 25일 "검찰 수사에 협조가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고 대전 동구 용전동의 한 모텔로 이동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A씨에게 "그동안 살아온 일과 잘못한 일을 모두 반성문으로 쓰라"며 A4 용지 10여 장을 빼곡히 쓰게 하고 가스라이팅을 통해 정상적인 판단을 못 하도록 지속적으로 통제했다.
A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피해가 없다"고 거짓말까지 했으나 현장에 머문 수사관이 1시간 넘게 피해 사례를 설명하며 설득한 끝에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다. A씨는 당시 송금을 앞두고 있었으나 피해금은 발생하지 않았다.
A 씨는 "경찰조차 믿지 못했는데 끝까지 설득해줘서 눈을 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가 단순 금전 요구를 넘어 피해자를 장기간 통제하는 가스라이팅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며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으면 즉시 112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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