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수원=김원태 기자] 골프 여행을 빙자해 재력가들을 해외로 유인한 후 미성년 성매매를 알선하고, 단속에 걸린 것처럼 연출해 10억 원대 금품을 가로챈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계는 이같은 수법으로 모두 11억 9000만 원을 편취한 이른바 '셋업범죄' 조직 총책 A씨 등 12명을 검거, 이 중 6명을 공갈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또 현지에서 범행을 기획한 관리책 1명을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현지 경찰과 협의 중이다.
셋업범죄는 범죄를 저지를 의사가 없는 무고한 사람을 대상으로 범죄자인 것처럼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A씨 등 6명은 2022년 11월 골프 모임에서 만난 사업가를 범행 대상으로 정하고 친분을 쌓은 뒤 해외 골프 여행을 제안했고, 12월 태국으로 가서 일정 진행 중 피해자에게 미성년자 성매매를 유도한 뒤 미성년자 성매매사건 무마 명목으로 2억 4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가 또 다른 공범 6명과 함께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4월 사이 국내 골프연습장 등에서 만난 다른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해외 골프 여행을 가자며 캄보디아로 유인, 카지노에서 속임수를 사용해 돈을 잃게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들로부터 9억 5000만 원 상당을 편취한 사건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들은 총책, 피해자 유인책, 바람잡이 등 역할을 나눠 캄보디아 현지 카지노 관계자까지 섭외해 피해자에게 70만 달러의 도박 빚을 지게 하고 도박 빚을 받기 위해 일행 중 한 명이 카지노에 인질로 잡혀있는 것처럼 꾸며 한 번에 6억 8000만원을 받아낸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또한 A씨는 범행 과정에서 범행 대상 및 공범의 위치를 확인해 범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 피해자 및 공범의 차량 내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러한 형태의 셋업범죄는 피해자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채 범행에 말려들고 본인도 범죄에 연루됐다고 생각해 피해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 점이 특징"이라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형사처벌 가능성을 내세워 금품을 요구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행위에 해당하므로, 이에 응하지 말고 신속히 경찰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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