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갑작스런 폭우로 고립된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식수 등 생필품 약 20kg씩을 지게에 지고 매일 왕복 8km를 오르내린 경기도 공무원들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26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1~24일 나흘간 경기도 연인산도립공원 소속 신희섭·박수완 주무관 등 직원 10명은 용추계곡 상류 가평군 가평읍 중산리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매일 4시간씩 왕복 8km를 걸어 긴급구호 물품을 날랐다.
물품을 운반하는데는 전통 농기구인 지게가 유용하게 쓰였다.
지난 20일 내린 폭우로 마을 입구도로 2km 이상 유실되면서 고립된 6가구, 80대 어르신 7명을 위해서였다.
어르신들은 전기도, 수도도, 전화도 끊긴 상태로 폭우에 이은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고 한다.
마침 부모님이 걱정돼 인근 독점골마을을 찾았던 한 남성(40대)이 이런 사실을 알고, 가평군자원봉사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가평군 전역에서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어서 신속한 지원을 받기 어려웠다.
가평군자원봉사센터는 인근에 사무실이 있는 경기도 연인산도립공원에 도움을 요청했고, 도립공원 직원들은 흔쾌히 소매를 걷고 붙이며 나서기로 했다.
직원들은 필요한 물품들을 파악한 후 가평읍에서 생수, 양초, 라면, 의약품 등을 받은 뒤 한 번에 120kg이 넘는 짐을 6~8명이 지게에 나눠 지고는, 탐방안내소에서 4km 떨어진 마을까지 길도 없는 곳을 헤치며 다녔다.
마을을 다녀온 직원들은 "눈물까지 글썽이면서 고마워하는 어르신들을 뵈면서 힘든 것도 모르고 다녔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산리마을까지는 지난 24일 오후 도로가 임시 개통돼 현재는 가평군자원봉사센터와 군인 등이 주민이 필요한 짐을 지원하고 있다.
이정수 경기도 정원산업과장은 "가평군에 내린 비로 도로가 유실되고 산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너무 크다"면서 "신속하게 응급복구가 진행돼 마을 어르신도, 주민들도 하루 빨리 일상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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