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둔포농협, 폭우 속 외유성 해외연수 강행…조합원들 "무책임" 비판
  • 정효기 기자
  • 입력: 2025.07.24 10:17 / 수정: 2025.07.24 10:17
아산 둔포농협 본점 전경 /둔포농협
아산 둔포농협 본점 전경 /둔포농협

[더팩트ㅣ아산=정효기 기자] 기록적인 폭우로 충남 아산 둔포지역이 침수 피해를 겪는 가운데 둔포농협이 외유성 해외연수를 강행해 지역 농민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둔포농협에 따르면 조합장과 직원 3명, 배공선출하회 회원 20명 등 총 24명은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중국 광저우와 천저우를 방문했다. 연수 목적은 '선진 배 과수농업 및 유통현장 견학'이었지만 실제 일정 대부분은 관광지 방문으로 채워졌다는 지적이다.

연수 일정 중 배 과수농가와 대형마트 청과코너 방문은 약 3시간에 불과했고, 나머지 시간은 케이블카 탑승, 유람선 관광, 동굴 견학 등 관광 위주로 구성돼 외유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연수에는 둔포농협 예산 약 2500만 원이 투입됐다. 조합장과 직원들은 전액 지원을 받았다. 배공선출하회 회원 29명 중 20명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연수 비용의 30%를 자부담했다.

문제는 연수의 시점이다. 출발일인 지난 17일, 아산 지역은 평균 315㎜, 둔포에는 276㎜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둔포천 등 주요 하천은 범람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둔포리 주민 일부는 대피했고, 벼 재배지 약 860㏊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재난 상황 속에서 굳이 해외연수를 강행해야 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둔포농협 측은 "수개월 전 계획된 일정이며 폭우를 예측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지만, 조합장은 연수 기간 중 조기 귀국이나 조정없이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연수 기간 중인 지난 20일에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직접 아산을 방문해 피해 농가를 점검하고, 범농협 차원의 신속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와 대조적인 둔포농협의 대응은 조합원들의 실망을 키우고 있다.

지역 농민들은 "폭우로 농민들의 마음은 무너졌는데, 관광성 연수는 무책임하다"며 "피해 수습과 사후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둔포농협의 신뢰 회복을 위한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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