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급식에 대한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과거 학교 급식이 먹는 것에 치중이 됐다면 현재 학교급식은 영양·식생활교육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학교 현장과 가정이 함께 하는 영양·식생활교육은 학생들의 올바른 성장과 식습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에 <더팩트>는 총 10회에 걸쳐 대전시교육청의 학교 급식 정책과 우수 영양·식생활교육 운영학교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두 번째 순서는 지난 6월 20일 대전시교육청에서 주최한 '2025 상반기 학교급식 담당자 역량 강화 맞춤형 연수'를 찾아 실무자들의 전문성 향상과 마음 건강 증진 현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학교급식은 단지 밥을 차리는 일이 아니라, 학생의 건강을 지키는 교육이고, 영양교사의 마음을 돌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대전시교육청은 지난달 20일 관내 초·중·고·특수학교 영양교사 및 영양사를 대상으로 '2025 상반기 학교급식 담당자 역량 강화 맞춤형 연수'를 개최했다.
이번 연수는 식중독 예방 등 위생관리에 집중하면서도 급식 실무자의 정서적 회복과 스트레스 관리라는 새로운 영역까지 포괄해 주목받았다.
◇식중독 0%를 향한 실전 위생교육…"이론 아닌 현장 중심"
첫 번째 연수는 김중범 국립순천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함께 지키는 위생, 함께 막는 식중독'이란 제목의 강의는 학교급식소 위생관리 실태 진단과 실천 가능한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김 교수는 2024년 기준 학교급식소 식중독 발생률 0.3%라는 수치를 들며 "단순한 통계 뒤에 놓인 위생 사각지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외선 살균고의 램프 교체 주기, 냉장고 손잡이 오염도, 방충망 관리 상태, 손 씻기 동선 확보 등 구체적 사례 중심의 체크포인트를 제시했다.
그는 "냉동고 온도계 불일치, 조리기구 혼용, 해동 방식 오류 등은 자칫 식중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기본 요소"라며 "실천 가능한 개선이 핵심"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급식실 내 감염 확산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단순한 개인위생 지침을 넘어서 공간 구조 개선과 시설 보완까지 요구되는 시점'이라는 메시지가 참석자들의 인식을 전환시켰다.

◇마음 건강까지 챙긴 연수…"치유가 있어야 지속가능하다"
이번 연수에서 특히 눈에 띈 점은 급식 담당자의 심리 방역을 위한 치유 강연이 함께 마련됐다는 것이다.
김태훈 경남대학교 교수는 '마음의 면역력을 키우는 힐링 레시피'라는 주제로 정서 회복의 필요성과 방법론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영양(교)사는 식단부터 위생, 예산, 인력관리, 행정까지 전방위적 책임을 맡고 있지만 그 무게는 가시화되지 않는다"며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은 바로 '보이지 않는 책임'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급식사고 발생 시 가장 먼저 경찰 조사 대상이 되는 사람은 영양교사다. 그 부담은 위생 매뉴얼만으론 덜 수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내면의 회복력, 즉 '마음의 면역력'이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감정 표현 훈련, 명상, 글쓰기 등 현실 기반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공유받으며 "급식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보이지 않는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는 변화
영양교사들은 늘 식중독, 알레르기 사고에 대한 법적 책임의 전선에 서 있다.
여기에 학부모 민원, 관리자와의 의견 충돌, 조리원과의 협업 스트레스, 교내 비정체적 위치 등 복합적인 고충이 얽혀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대전시교육청의 이번 연수는 단순 역량 강화를 넘어 영양교사와 영양사를 '보이는 전문가'로 인정하고 존중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학교급식은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이다"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영양교사·영양사뿐만 아니라 함께 급식을 만들어가는 모든 구성원이 전문성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급식은 공공의 '작은 복지'…치유가 기반이 될 때 건강해진다
이번 연수는 단지 급식소의 위생을 위한 기술적 접근을 넘어 사람 중심의 급식 철학이 왜 중요한지를 보여준 시간이 됐다.
학교에서 하루 세 끼 중 한 끼를 책임지는 급식은 단지 '영양 공급'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과 연결된 복지이다.
그 복지를 실천하는 사람들 역시 심리적으로 안전할 때 급식은 진짜 '공공 서비스'가 되고 있다.
※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 급식' 기사는 대전시교육청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