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경주=박진홍 기자] 최정윤 작가의 설치예술 초대전이 ‘시간의 살'(The Flesh Of Passag)이란 주제로 경북 경주엑스포공원 솔거미술관에서 7월 6일까지 열린다.
최 작가의 이번 초대전은 '인간의 욕망을 시각적 언어'로 연출했다.
최 작가는 "인류사 철기문명에서 검(劍)은 정복과 권력을 상징하는 인간 욕망의 실체‘라며 "꽃은 또 진화론의 생존·번식 본능에 기인한, 자연계 욕망의 중요 순간"이라고 작품 배경의 포인트를 설명했다.
이어 "지난 수천 년 동안의 검과 꽃을 둘러싼 얽히고설킨 인연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고심 끝에 생명을 상징하는 실과 레진, 나무 등을 이용해 작품을 창작해 냈다"고 말했다.
이 작품 전시를 위해 최 작가는 작품 주변 바닥에 실을 뿌리는 작업에만 이틀을 소비했다.
그는 "작품을 설치하는 과정도 중요한 예술의 한 단계"라며 "새로운 형상에, 새 생명을 주입하는 신세계를 그리며 행위 예술을 했다"고 밝혔다.
경주에서 태어나 경주고와 서울대 미대·대학원을 졸업한 최 작가는 서울의 한 예술고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하다 작가 활동을 위해 조기 퇴직했다.

최근 들어 최 작가는 인간사의 ‘권력과 욕망’을 주제로 한 ‘검(劍)시리즈’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1980년대 팝송 ‘Bette Davis Eyes’으로 유명한 가수 킴 칸스와 뉴욕의 저명한 건축가 등 세계적인 콜렉터들이 최 작가 작품을 수집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수년전에는 킴 캄스가 최 작가를, 자신의 미국 LA 베버리힐스 저택으로 초대한 일화가, 국내 미술계에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 1999년 도예전시로 등단해 현재 회화·조형·설치미술 분야를 넘나드는 최 작가는 평소 독서광으로도 유명하다.
최 작가는 "인류사와 진화론 등 관련 책들을 탐독하며 작품 모티브를 찾고 있다"며 "리차드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와 유발 하라리의 ’호모 사피엔스‘를 흥미롭게 읽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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