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지긋지긋하다"…최민호 세종시장, 빛축제 예산 삭감에 폭발
  • 김형중 기자
  • 입력: 2025.06.24 18:29 / 수정: 2025.06.24 18:29
기자간담회서 시의회 민주당 작심 성토…"다수당 횡포"
전날 의회서 '입틀막'도 자극…"협치 노력에도 발목 잡아"
최민호 세종시장이 24일 시청 정음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종시의회에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이 24일 시청 정음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세종시의회에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다. /김형중 기자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이 세종시의회의 예산 삭감과 의회 운영 방식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최 시장은 24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빛축제 예산 4억 원 전액 삭감을 포함한 시의회 대응에 대해 "정말 지긋지긋하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반복하며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제가 공직생활을 하면서 품격과 진정성으로 살아왔는데 민주당이 정말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두 번도 아니고 이렇게까지 발목을 잡으면 시정을 어떻게 이끌 수 있겠느냐"고 강하게 토로했다.

그러면서 "양보하고 협치하려고 수없이 노력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도 결국 돌아오는 건 삭감뿐"이라고 비판했다.

세종시는 올해 1차 추경에서 1260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제출했으나, 시의회는 빛축제 예산 4억 원을 포함해 일부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하거나 유보 처리했다.

시는 특히 빛축제 예산 확보를 위해 일부 의원 요구 사업비를 반영하며 예산 일부를 양보하기도 했지만 끝내 관련 예산은 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최종 심의에서 유보금으로 묶였다.

최 시장은 "정원박람회 예산을 삭감했을 때도 수용할 수 없었고, 이번 빛축제 예산 삭감도 납득할 수 없다"며 "이런 게 다수당의 횡포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에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졌고, 당시 최 시장은 시정 사상 처음으로 단식농성에 돌입한 바 있다.

지난 23일 열린 시의회 본회의에서 벌어진 이른바 '입틀막' 논란도 최 시장의 불만을 자극했다.

현안 질의 과정에서 이순열 의원의 질의 후 임채성 의장이 최 시장에게 추가 답변 기회를 주지 않고 질의를 종료한 상황을 두고 최 시장은 "시장은 39만 시민의 대표인데 이렇게 무시할 수 있느냐"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이어 "의장은 회의체 구성원 중에서 선출되는 위치이고, 시장은 시민의 직접선거로 뽑힌 대표로 양측의 대표성은 다르다"며 "의회의 권위는 인정하지만 최소한의 존중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최 시장의 발언은 단순히 예산 문제에 국한되지 않았다.

최 시장은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 논란, 행정수도 관련 세미나에 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비협조, 국회 내 지역 현안 논의 시 소극적 태도 등을 차례로 언급하며 "사건이 누적돼 이제는 참을 수 없다"며 "정말로 지긋지긋하다는 표현을 안 쓸 수가 없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행정수도 세미나도 지역 국회의원들이 나서지 않아 타지역 의원이 주선했다"며 "도대체 무엇을 위한 지역 정치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방의원들이 지역 민심보다 공천권자 눈치만 보는 정치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직격했다.

현재 세종시의회는 민주당 13명, 국민의힘 7명으로 민주당 절대 우위 구도다. 이 구조 속에서 시의회와의 갈등은 예산뿐 아니라 정책 추진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

세종시 내부에서도 "사전 협의 부족", "경제성 논란" 등을 이유로 반복적으로 집행부 정책을 가로막는 의회의 태도에 불만이 높다.

최 시장은 "빛축제나 정원박람회 같은 도시 브랜드 콘텐츠는 시민 삶의 질과 지역 경제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이제는 의회가 발목잡기 정치가 아닌, 협치의 자세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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