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내포=이정석 기자] 국내 석유화학산업이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 내 본사를 둔 HD현대오일뱅크가 대규모 투자로 위기 극복에 나선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23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이완섭 서산시장, 황성오 해양수산부 대산지방해양수산청장과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도 참석해 도의회 차원의 지원 의지를 표했다.
협약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32년까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서산 대산항에 그린수소, 암모니아 등 친환경에너지 생산·유통·보관 복합시설을 신설한다.
국내에서 항만에 친환경에너지 복합시설 설치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HD현대오일뱅크는 △1단계 바이오 연료 관련 시설 △2단계 폐플라스틱 등 열분해 정제유 생산 시설 △3단계 청정 암모니아 활용 수소 생산 시설 등을 순차적으로 구축한다. 도와 서산시, 해수부는 HD현대오일뱅크의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펼친다.
김태흠 지사는 "지난 1월 대산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석유화학업계의 앞날에 대해 고민했는데, 발빠르게 신사업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 기업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현대오일뱅크가 기존 정유·화학 사업 고도화는 물론, 친환경 에너지 사업 확장을 통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 나아가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충남도는 우리 기업들과 함께 석유화학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산업 위기 선제 대응 지역 지정 △분산 에너지 특구 최종 선정 △국가산단 전환 특별법 제정 등에 적극 나서고, △CCU 메가 프로젝트·지속가능 항공유 종합실증센터 등 연계 친환경 신사업 진출을 통한 수익 다변화 등도 적극 뒷받침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황성오 대산지방행정수산청장은 "항만 내에서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기업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며 "항만 내 친환경에너지사업이 계속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충남도는 지난해 137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며 "국내 최초로 항만에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청정 복합 에너지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위해 관련 입법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명준 HD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는 "HD현대오일뱅는 바이오 연료와 순환 경제 사업 등 저탄소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며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고자 한다"며 "대산항을 통해 동북아 청정 에너지 허브로 성장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964년 설립한 국내 최초 민간 정유회사로 글로벌 석유화학 업계를 이끌고 있는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기준 종업원 2165명에 매출액은 30조 47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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