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힘 재발견"…전주 '세계혁명예술제' 성료
  • 이정수 기자
  • 입력: 2025.06.11 20:01 / 수정: 2025.06.11 20:01
동학농민혁명 131주년 맞아 동학의 의미와 혁명 정신 재조명
전주성 입성과 전주화약 재현 등 통해 동학농민군 정신 체험
11일 오후 윤동욱 전주시 부시장 등 세계혁명예술제 참석 내빈들이 무명동학농민군 지도자의 묘 앞에서 헌화 및 묘를 참배하고 있다. /전주시
11일 오후 윤동욱 전주시 부시장 등 세계혁명예술제 참석 내빈들이 무명동학농민군 지도자의 묘 앞에서 헌화 및 묘를 참배하고 있다. /전주시

[더팩트ㅣ전주=이정수 기자] 전북 전주시는 11일 동학농민혁명 131주년을 기념해 혁명의 정신을 재조명하는 예술제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전주한옥마을 내 전주동학농민혁명 파랑새관과 녹두관을 비롯해 전라감영에서 진행된 ‘제5회 세계혁명예술제’ 행사는 1894년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예술로 재해석하고 이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열렸다.

이번 행사는 ‘지금, 우리에게 혁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중심에 두고 동학의 역사적 가치를 현재와 연결하는 참여형 예술제로 구성됐으며, 시민들도 단순한 관람객이 아닌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행사에 함께하며 과거의 정신을 몸소 체험하고 되새기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특히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민초의 희생을 기리는 무명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묘에서 진행된 헌화와 참배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마음속에 되새기는 것으로 서막을 열었다.

이어진 포럼 개회식에는 유럽 출장 중인 우범기 전주시장을 대신해 윤동욱 부시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남관우 전주시의회 의장과 신순철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박민수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 정탄진 동학농민혁명유족회 회장이 인사말을 통해 동학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세상을 바꾼 혁명의 글과 영화’를 주제로 열린 세계혁명예술 포럼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예술을 통해 혁명과 저항의 의미를 되짚는 시간이 마련됐다.

구체적으로 기조 발제를 맡은 박구용 전남대 교수는 ‘혁명의 이미지와 예술’을 주제로 혁명의 예술에 대해 성찰했으며, 신경수 감독(전 SBS PD)은 드라마 ‘녹두꽃’의 제작 과정을 바탕으로 동학의 현재적 의미를 소개했다.

또한 김형수 신동엽문학관 관장은 ‘신동엽의 금강과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문학에서 드러나는 신동엽이 추구한 정신을 조명했고, 원도연 원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는 19세기 말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창작된 대하역사소설 ‘갑오농민전쟁’ 속에서 나타난 전주의 이야기를 통해 전주동학의 역사와 상징성을 공유했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오후 7시에 시작된 동학농민군 전주입성 퍼포먼스였다. 전주한옥마을 일원 5개 거점에서 모인 시민 500여 명과 예술인들은 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혁명의 열기와 염원을 몸으로 표현하면서 풍남문을 향해 동시에 출발했다. 풍남문 앞에서는 동학농민군의 전주성 입성 장면이 재현됐으며, 현장에서 낭독된 포고문과 흥겨운 길놀이 행렬은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후 퍼포먼스를 마친 행렬은 전라감영으로 향해 동학농민군과 관군 간의 협상 장면과 전주화약 체결을 연극 형식으로 재현했다. 이는 무력 충돌 없이 자치권을 쟁취한 동학농민군의 지혜와 평화의 상징을 오늘날 시민들과 함께 기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

이밖에 행사를 통해 전주화약과 집강소 설치 재현을 통해 동학농민군의 자치 행정 실현 의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대동놀이와 전통 잔치 음식 나눔 등 시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화합의 시간으로 마무리되면서 호응을 얻기도 했다.

윤동욱 전주시 부시장은 "세계혁명예술제는 단순한 역사 기념을 넘어, 동학의 정신을 예술로 확장하고 세계와 연결하는 문화 실천의 장"이라며 "전주시는 앞으로도 동학농민혁명을 기억의 유산을 넘어 예술, 민주주의, 민중의 힘을 재발견하는 기회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ssww993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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