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전국 최초 캐릭터 라면 ‘꿈돌이 라면’…과연 그 맛은?
  • 정예준 기자
  • 입력: 2025.06.10 11:04 / 수정: 2025.06.10 11:04
대전의 상징 ‘꿈돌이’, 라면이 되다…맛보다 정체성이 돋보여
끓여진 꿈돌이 라면이 그릇에 담겨져 있는 모습. 왼쪽부터 해물짬뽕맛, 쇠고기맛 라면./정예준 기자
끓여진 꿈돌이 라면이 그릇에 담겨져 있는 모습. 왼쪽부터 해물짬뽕맛, 쇠고기맛 라면./정예준 기자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생각보다 괜찮은데."

지난 9일 대전 동구 소제동 '아트사이트 소제'에서 열린 ‘꿈돌이 라면 출시 팝업 행사’. 기자는 라면을 한 입 떠먹고는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라면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이 무색해질 만큼, 적어도 이 라면은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전시와 대전관광공사, 식품 제조기업 아이씨푸드가 협업해 만든 ‘꿈돌이 라면’이 정식으로 공개됐다.

‘쇠고기맛’과 ‘해물짬뽕맛’ 두 가지 종류였고, 아직 개발 중인 ‘꿈돌이 컵라면’도 사제품 형태로 미리 모습을 드러냈다.

◇ "이 라면, 눈으로 먹는 맛이 있다"

기자가 먼저 맛본 건 쇠고기맛 꿈돌이 라면. 처음엔 일반 라면과 비슷해 보였지만, 스프 봉지가 두 개인 게 눈에 띄었다. 하나는 기본 스프, 하나는 ‘매운맛 조절용’이다.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의외로 실용적이었다.

국물은 사골곰탕처럼 진한데, 끝맛에 매콤함이 은근히 스며든다. 그런데 무엇보다 시선을 끈 건 꿈돌이 얼굴 모양 어묵 건더기였다. 작은 사이즈지만 분홍색, 노란색이 섞여 확실히 '꿈돌이'다. 기자는 "이거 SNS에 올리면 반응 오겠는데"란 생각부터 들었다.

다음으로 맛본 해물짬뽕맛은 확실히 더 강렬했다. 봉지 안에 따로 동봉된 ‘향미유’를 마지막에 넣자 불향이 확 퍼졌다. 마치 중국집 짬뽕 냄비를 그대로 들이민 듯한 느낌이다. 국물은 오징어, 새우, 바지락 등 해산물 육수가 살아 있고, 칼칼하면서도 묵직하다.

솔직히 말해 맛 자체만 보면 전국적인 경쟁력을 단정하긴 이르다. 하지만 ‘꿈돌이’ 캐릭터가 더해지자 이야기는 달라진다.

◇ "맛보다 정체성"…꿈돌이 라면의 진짜 무기

이번에 출시된 꿈돌이 라면은 단순한 ‘먹거리’라기보다 대전만의 정체성과 감성을 담은 캐릭터 상품에 가깝다. 시는 양은냄비, 스티커, 냄비받침 같은 ‘굿즈’도 함께 선보였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형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도전"이라며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본 라면은 실제로 ‘상품’보다는 이야기와 경험을 파는 콘텐츠처럼 보였다.

대전시가 운영 중인 팝업스토어 ‘꿈돌이네 라면가게’(후루룩 대전)에서는 라면을 시식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꿈돌이 라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꿈돌이 라면은 오는 8월 대전 0시 축제에서도 대대적으로 선보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에서 진짜 ‘대중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가 성패를 가를 포인트다.

맛 자체로 전국 라면 시장을 뒤흔들기는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이 라면이 '사진 찍고 싶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라면'이라는 점에서 꽤 가능성이 있다고 느꼈다. 지역 상징과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녹여낸 라면이라는 점 때문이다.

결국 ‘꿈돌이 라면’의 경쟁력은 단순한 입맛이 아니라, 브랜드에 얽힌 감정과 경험을 어떻게 팔 것인가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첫 단추는 꽤 괜찮게 끼워졌다.

tfcc202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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