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부산=박호경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부산 전체 득표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렸으나 16개 구·군별로 보면 유일하게 강서구에서 이긴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대선 개표 결과 부산에서 강서구는 이 대통령 45.75%, 김 후보 45.17%로 16개 구·군 중 유일하게 이 대통령이 이긴 지역이 됐다.
이 대통령의 득표는 4만 580표로 김 후보(4만 65표)와 불과 515표 차이였다.
다른 15개 구·군에서 이 대통령이 밀리긴 했으나 강서구의 승리만으로도 민주당으로써는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부산 강서구는 지난 16대 총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출마를 선택한 마지막 지역구이기 때문이다.
당시 부산은 '보수텃밭'이라고 불렸던 만큼 민주당에게는 험지로 꼽힌 지역이었다. 최종 선거 결과는 낙선이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로부터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명이 붙게 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강서구를 찾을 때면 "노무현의 꿈 실현"을 호소하곤 했다. 노 전 대통령이 출마를 선언했던 강서구 명지시장은 민주당 소속 부산시장 출마자들이 매번 방문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변했다.
노 전 대통령의 도전을 시작으로 민주당은 이른바 '낙동강 벨트'라고 불리는 서부산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고 총선, 지방선거에서도 당선자들이 나오는 계기가 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낙동강 벨트'인 사상구(41.09%), 사하구(41.73%), 북구(41.44)에서 이 대통령 득표율이 40%를 넘어서는 결과를 이뤄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부산 북구갑, 3선)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께서 지켜온 불씨를 부산시민 여러분께서 더 크게 되살려주셨다"며 "청년이 돌아오고 일자리가 늘어나며 부산이 진짜 해양수도로 다시 태어나는 길, 그 출발점이 바로 오늘"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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