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퍼지고 있는 불법 온라인 도박이 사회적인 문제로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일선 교육 현장과 관계기관에서는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파멸을 불러올 수 있는 도박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하며 학생들에게 예방 교육 활동은 물론 직접 지원활동도 벌이고 있다. <더팩트>는 앞으로 4차례에 걸쳐 대전시교육청 학교 생활지도 및 교육 정책과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지난 13일 대전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2025년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주간' 기념행사는 단순한 캠페인을 넘어선 하나의 선언이었다.
'올해를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 원년으로 삼겠다'는 강한 의지와 함께 교육기관과 관계기관, 지역 사회가 함께 모여 청소년 도박문제의 심각성과 그 해결 필요성에 공감하는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 도박에 노출된 디지털 세대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 도박은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스마트폰 하나로 손쉽게 접근 가능한 '사이버 도박'은 특히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서민수 경찰인재개발원 교수는 이날 특강에서 "청소년 도박은 단순한 놀이가 아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라며 "특히 온라인을 통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예방 교육의 시급성이 더욱 커졌다"고 경고했다.

◇ 대전시교육청, 대응에 나선다
대전시교육청은 이번 행사를 통해 지역 교육청 차원의 예방 대응 전략을 분명히 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축사에서 "청소년 도박문제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학교 예방 교육 강화, 상담 체계 구축, 그리고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도박의 유혹으로부터 우리 아이들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시교육청은 도박예방교육 조례에 따라 전 학교를 대상으로 예방 업무 담당 교사를 지정하고, 학부모 대상 연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초등학교 학부모와 업무 담당자 약 450명이 참석해 강연과 서약식에 참여했다.

◇ 체험부터 서약까지…실천 중심의 행사
행사는 단순한 강연에 그치지 않았다. 행사장 로비에서는 참가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부스가 운영됐고, 도박문제 예방을 다짐하는 서약서 작성 및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도박엔딩' 유튜브 채널 진행자인 MC 이성혁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도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집중했다.
김붕년 서울대 어린이병원 교수는 두 번째 특강에서 "청소년기의 도박문제는 단순한 '규칙 위반'이 아니라 뇌 발달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중독 문제"라고 지적하며 "가정과 학교, 지역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대전에서 시작된 변화, 전국으로 확산되길"
이번 대전 행사는 5월 한 달간 전국에서 열리는 릴레이 행사 중 하나다. 부산(5월 9일), 대전(5월 13일), 서울(5월 16일) 순으로 열리는 이 캠페인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와 교육부, 각 지역 교육청이 공동 주최하는 전국 단위 사업이다.
심오택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위원장은 "청소년 도박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이런 캠페인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각 지역에서 지속가능한 예방 교육과 정책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청소년 도박은 부모들도 잘 모르는 사이에 벌어질 수 있기에 우리가 면밀히 아이들을 지켜봐야 한다"며 "오늘 이 자리에 오신 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다. 청소년들을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좋은 인재로 키워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도박의 유혹, 청소년을 노린다…대전에서 시작된 '예방 원년' 발걸음" 기사는 대전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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