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100년 전 토지문서 AI로 한글화…종이 토지대장 13만 매 한글화
  • 양규원 기자
  • 입력: 2025.05.12 09:47 / 수정: 2025.05.12 09:47
빅데이터 기반 맞춤형 서비스 제공…재산권 보호·편의 향상
연간 35만 건 이상 제증명 발급…행정·사법 효율화
경기 고양시가 디지털 이미지를 한글화한 구 토지대장의 모습 /고양시
경기 고양시가 디지털 이미지를 한글화한 구 토지대장의 모습 /고양시

[더팩트ㅣ고양=양규원 기자] 경기 고양시 광복 80주년에 세종대왕 탄신일(5월 15일)을 맞아 암호 같던 일제강점기 부동산 문서를 생생한 디지털 한글 화면으로 구현해 제공한다.

12일 시에 따르면 시는 100년 넘게 축적된 부동산 정보의 디지털화, 한글화를 마치고 조상땅찾기 등 맞춤형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확대 운영한다. 다양한 부동산 빅데이터 제공으로 잠들어 있던 땅의 기록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정보 접근 문턱을 낮추고 행정·사법 시스템 효율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시는 지난 1910년 일제강점기 토지조사사업 당시 만들어진 토지대장, 지적도, 측량원도 등 원본문서를 포함해 수십 년에서 길게는 100년 이상 된 방대한 양의 부동산 데이터를 관리하고 있다.

시는 부동산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존하고 미래 세대가 쉽게 접근, 활용할 수 있도록 지난 1975년부터 2003년까지 디지털 전환(스캔)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종이로 된 총 13만 6343면의 토지대장과 지적도를 디지털 이미지화해 현재 약 18만 필지에 달하는 약 268㎢ 면적의 토지 디지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그중 지난 1975년까지 사용된 구 토지대장은 국토 변화 과정을 담고 있는 역사적 기록이자 시민 재산권과 직결되는 중요한 자료다. 하지만 다이쇼(大正), 쇼와(昭和) 등 일본식 연호와 용어로 표기돼 있고 한자로 수기 기록돼 읽고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한글세대에 익숙한 공무원들도 한문 장벽에 막혀 해독 등 민원처리에 긴 시간이 소요됐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시는 지난 2023년 이미지 파일로 구축된 구 토지대장 데이터를 한글 텍스트로 변환하는 '토지대장 한글화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말 완료했다. 한문으로 된 텍스트를 AI기반 프로그램을 활용해 한글화하고 일본식으로 표기된 연호는 알아보기 쉽게 서기로 변환했다.

이번 사업으로 기존 이미지 파일로는 검색이 불가능했던 지난 1910년부터 지난 1975년까지 데이터베이스(DB) 공백이 해소돼 더 정확하고 폭넓은 토지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첨단기술로 재탄생한 부동산 빅데이터는 올해부터 개인별 토지 현황, 조상땅 찾기 등 맞춤형 부동산 정보 제공에 본격 활용돼 시민 재산권을 보호하고 편의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맞춤형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제공받은 시민은 총 1만 229명이다. 특히 전체 서비스 이용 신청 건수 중 약 66%인 6802건은 피상속인(사망자) 명의 토지 소유 현황 확인을 위한 '상속'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시는 상속인 6802명에게 9106필지, 약 8.14㎢의 부동산 정보를 제공했다.

올해부터는 '조상땅 찾기' 서비스에 한글화된 토지대장 데이터가 연계되며 이런 불편이 해소되고 신속한 검색이 가능해져 더 손쉽게 숨은 땅을 찾고 재산권을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개인별 토지소유현황과 조상땅 찾기 서비스는 소유자 본인이나 본인으로부터 정당한 위임을 받은 자 또는 상속권자면 조회 가능하다. 시 토지정보과 및 구청 시민봉사과를 방문하거나 사망신고 시 '안심상속 서비스'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다.

아울러 시는 부동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속하고 정확한 부동산 제증명 발급으로 다양한 경제·법률 행위에서 시민 편의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토지대장등본, 지적도등본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제증명 민원 발급 건수는 총 35만여 건에 달한다.

지난해 행정 및 사법 목적으로 관련기관이 고양시에 요청한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 제공 건수는 총 20만 4000여 건에 이른다.

시는 또 부동산 연속지적도, 연속주제도 등을 제공해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사전 검토, 경관계획 재정비,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단계별 집행계획 수립 등을 돕고 있다.

이와 함께 법원에서는 개인회생이나 파산 절차 진행 시, 검찰청에서는 벌금 및 추징금 집행 시 부동산 소유 현황을 제공받아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는 한글로 변환된 부동산 빅데이터가 적용돼 더 효과적인 부동산 정보 대민 발급 서비스와 행정·사법 절차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부동산 정보 자산 디지털 전환과 빅데이터 기술 접목으로 시민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행정 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부동산 정보를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데이터 관리와 시스템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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