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영암=김동언 기자] 전남 영암군은 지난 2월 전입신고와 함께 영암군민이 된 다문화가정의 한 학생의 편지를 소개했다.
영암군은 12년 만에 위기에서 벗어나 한국인 권리를 누리고 있는 영암의 한 다문화가정 청소년이 지난달 말 영암군에 베트남어로 감사의 편지를 보내왔다고 8일 밝혔다.
군에 따르면 김나영(15, 가명) 학생은 베트남에서 13년 동안 살다가 3년 전 입국했고 지난 2월 전입신고와 함께 영암군민이 됐다.
김 양은 편지를 쓴 이유에 관해 "제게 여러 번 오셔서 많은 것들을 도와주시는 영암군청 사례관리사 선생님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김 양은 3살 무렵 부모의 이혼으로 외가인 베트남에 보내졌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하길 원한 어머니의 바람으로 지난 2022년 한국에 돌아왔지만, 아버지의 건강과 어머니의 경제적 형편 등으로 의무교육도 받지 못하며 위기 속에 방치되다시피 했다.
김 양은 편지에서 "저는 집 밖에 나가지 않았고 학교에 다니지도 않았다. 한국말을 못해 밖에 나가는게 무섭고 학교 다닐 수 있는 형편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당시를 설명했다.
사정을 알게 된 영암군은 김 양을 통합사례관리 대상자로 등록한 뒤 통합사례관리사를 가정에 보내 욕구 조사를 실시했다.
군은 김 양의 요구를 바탕으로 긴급생계비 지원과 중학교 입학, 주거비 연계 등 한국인으로 누려야 할 사회적 기본권 보장에 나섰다.
김 양은 영암군의 통합사례관리 이후 변화에 대해 "학교에도 가고 외출도 하면서 화장품도 사고 친구도 만날 수 있다. 영암군으로 이사 온 후에 학교에 가고 집도 생기고 생활비도 주셔서 우리 가족은 여기서 계속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표현했다.
편지 곳곳에 "감사합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는 말을 반복한 김 양은 편지 마지막에 자신이 받은 복지를 다른 아이들도 받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미래에 다른 어린 친구들이 학교에 갈 기회도 있고 안전하고 사랑으로 가득 찬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이런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다.
한편, 영암군의 통합사례관리가 위기의 청소년에게 한국인의 권리를 찾아주며 꿈과 희망으로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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