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안산=유명식 기자] 의료생활협동조합(의료생협)은 의료와 건강, 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주민과 의료인이 함께 하는 조직이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 법이 그 근거다.
지역주민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데, 경기 안산에서도 무려 1700여 명의 조합원이 활동하는 의료생협이 있어 관심을 끈다.
상록구 본오동에 있는 '우리예담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우리예담)'이 바로 그곳이다.
우리예담은 1977년생 동갑인 한삼수 이사장과 김태훈 이사가 의기 투합해 지난 2016년 10월 만든 조합이다.
한 이사장과 김 이사는 조합을 설립한지 5년여 만인 2021년 7월 '한국의원'을 개원했다.
의료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시골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은 안산으로 와 의료계에 종사하면서 내 가족과 이웃들이 '가족주치의'처럼 마음 편히 다닐 수 있는 병원을 만들어보자는 뜻을 모았다.
초창기 구좌 당 5만 원인 조합비가 부담스럽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값싼 의료혜택을 맛본 이들의 입소문이 퍼져 위기를 돌파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의원은 조합원들에게 비 급여 수액주사 등을 다른 병원들보다 20~30% 이상 싸게 처방하는 등 '돈벌이'보다는 '조합원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의료인이 전담하는 일반 병원과 달리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구조여서 영리보다는 조합원들을 위한 혜택을 확대하는데 힘쓸 수 있는 덕분이다.
최근에는 질병의 예방과 조기 발견, 건강한 일상생활을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도 늘리면서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아플 때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아프지 않을 때 건강을 지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한 이사장은 5일 <더팩트>와 만나 "무엇보다도 '우리 병원'이 있다는 것이 조합원들에게는 가장 큰 혜택"이라며 "가족의 건강을 서로 의논하고 관리할 수 있어 조합원들이 무척 좋아 한다"고 웃었다.
해가 갈수록 조합의 규모가 커지고 의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이 늘다보니, 의료봉사 등 공동체를 위한 헌신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우리예담은 지난 2022년 6월 라면 600개와 쌀 100kg을 본오 2동에 기부한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안산시 상록구노인지회에 라면 400개와 쌀 100kg을 후원했다.
2023년 4월에는 1박 2일간 의료 취약지역인 풍도를 찾아 의료 봉사에 나서기도 했다.
김태훈 이사는 "매년 한 두 차례는 어르신, 장애인 등 소외된 분들을 위해 봉사하고 기부하려 노력하고 있다"면서 "어려운 이웃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존중하는 것이 우리예담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장 역시 "우리예담이 안산시민 모두의 든든한 주치의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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